1934년, 아마골퍼인 보비 찰스가 창설한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Augusta National G.C.)은 회원 수가 이백 명 남짓으로, 반드시 회원을 동반해야 플레이를 할 수 있다.
마스터스는 메이저 대회 중 가장 이른 매년 4월에 개최된다. 초청제로 운영되며, 강자들이 참가하여 명실공히 마스터스란 이름에 부응한다. 첫 대회 개최 이래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오거스타 골프장 한 자리에서만 열렸으며, 이에 따른 엄격한 코스 관리와 체계적이고 흠 없는 대회 운영으로 권위와 명예를 이어간다. 마스터스에는 스폰서가 없으며 일체의 상업적 행위도 금지된다. 입장권은 오거스타 골프장 측이 선정한 사만 명의 패이트런(Patron)에게만 구매 권한을 준다. 패이트런은 사망해야만 그 빈자리를 보충한다. 폐쇄적 운영에 반해 마스터스 경기에 대한 관람 열기는 뜨겁다. 물론 대회 우승자에게는 당연히 골프 정상의 상징인 그린재킷Green Jacket 이 주어진다.
2004년과 2006년에 이어 16언더파, 272타로 세 번째 우승한 필 미켈슨은 총상금 750만 달러 중 우승상금 135만 달러를 받았다. 이번에는 우리나라의 최경주나 재미교포인 앤서니 김, 양용은 등이 Top10에 들어 우승 가능성의 여지를 남겨뒀다. 섹스스캔들로 나락으로 떨어졌던 타이거 우즈의 변함없는 부활샷도 갤러리의 탄성과 함께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노력하면 마땅히 주어진다고 약속하기 어려운 부와 명예에 대해 말하려는 게 아니다. 마지막 18번 홀에서 우승을 확인한 순간 손을 번쩍 든 필 미켈슨은 아내를 찾아 포옹과 함께 깊은 입맞춤을 했다. 어머니와 함께 아내가 유방암에 걸려 투병중이어서 더욱 힘든 시기라 했다. 이를 전해 들은 모두가 가슴 뭉클한 감동에 아낌 없는 격려를 보냈다.
그런 때 떠올리게 되는 생의 궤적이 온전한 이는 과연 몇이나 있는걸까. 비할 수야 없지만 내 생의 굴곡이야말로 어떻게 격변하여 왔던가. 속된 말로, 인생 뭐 있어? 까이꺼! 하며 호기롭게 으쓱대기엔 잠재된 신산함에 눌려 우울이 극에 달하지 않았던가. 십여 년 같이 근무하던 동료가 그제 관두었다. 나이 쉰 줄에 들기까지 미혼으로 남아 늘 피주머니를 찬, 홀로인 어머니를 부양한댔다. 연전에는 역시 결혼시키지 않은 여동생이 몸 안에 물혹이 있다며 치료를 행하더니 나중 결국 속을 드러내는 수술을 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해도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본인이 그렇게 속을 드러내고는 몇 차례에 이르는 항암치료까지 마치고서도 다시 쓸개 등을 제거해야 한다는 등 전이를 우려하는 호된 시련에 놓여 있다. 꼬락서니도 보이지 않던 봄이 덜컥 찾아왔노라고 옆에서 내색할 수 없다.
오르막길을 힘겹게 오른 노년의 부부. 비로소 수월한 내리막이어서 안도한다. 노랗게 삐져나온 개나리가 손을 흔드는 것을 보며 할머니가 걸음을 멈춘다. 오물거리던 입을 연다. 환한 웃음이 뒤따라 나왔다.
"영감, 여게 봄이 왔나 보우."
"웅, 내가 눈이라도 보여야 융단같은 봄 한자락이라도 잡을 수 있지, 그래."
Forbidden Water * Lee Oskar, and then Secret Gard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