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平則鳴

꽃의 주검

*garden 2010. 9. 9. 17:26




꽃 속에서 웃는 소영이
하양꽃은 하얗게 피어 눈부시고
빨강꽃은 빨강꽃대로 세상을 홀릴 만큼 요염하고
노랑꽃은 제나름으로 가는 허리를 꺾어 간들거린다
한쌍의 박새가 수선스럽게 꽃 사이를 날아다닌다.
그래도 소영아, 꽃 중에서 네가 제일 예쁘다

순식간에 피었다 지는 꽃이 있는가 하면
어떤 꽃은 때를 가려서 피고 지며
또다른 꽃은 햇살 아래 몇날 며칠이고 머물러 있다
가끔 숲그늘에 숨어서 핀 꽃도 애닯게 본다

시샘하듯 다투어 피는 바람에 어지럽다
능소화, 하늘타리, 금계국, 자주달개비, 인가목, 만병초, 박쥐나무, 회목나무, 분비나무, 각시괴불나무, 병아리꽃나무, 땃두릅나무
참, 분주령 완만한 구릉을 치고 올랐다가 비탈에 선 매발톱나무도 봤지
여름이 깊어 짙푸름에 묻힌 꽃의 자태들
조만간 저꽃마저 진다면
막연하게만 그리다가 기별을 받았다
예정에 없더라도 마음껏 살아보리라 작심한 나날
눈물 한방울 떨어뜨릴 새도 없이 지는 꽃은 다시금 애닯다





* 함께 부대끼며 딩굴던 동료에게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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