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에서 시작한 바람
나흘 밤낮을 휘모리로 으쓱대서는 오늘 초승달까지 덥썩 물었다
몸을 비틀기도 하고 핏줄마다 쥐어짜서는 불순물이라도 탈탈 떨 즈음
숲에서 나오는 너를 보았다
초록물 뺀 까칠한 존재들이라 겹쳐 보면 어울리지 않는다
손만 대면 부숴뜨려지는 살이는 어떻고
거친 서걱임과 난장처럼 어수선한 데서 견딜 수 있을까
입안에 씹히는 모래를 칵~ 뱉는다
때로는 울다가 웃을 수도 있다
낡은 입성으로도 허술한 매무새로도 놓칠 수 없는 소원
파노처럼 들어선 하투로 우린 차茶처럼 담백해지는 일
진작 가슴께 뚫린 구멍으로 두고 온 숲이 보여 짐작이야 했었다만
청규 없어도 동분체나 이성체든 일대종사 아래 하나 되는 땅
밤새 딩굴어 눈사람만해진 사념이나 허위일랑
숲속 가장 오래 된 그 나무 아래 묻어 두었겠지
숱한 시간을 지우듯 미련없이 벗고 선 희열이 낭창하다
발바닥에 아기 뱀 같은 실뿌리가 돋았더군
뜨거운 속을 게워내고도 끄덕없는 머라삐 동체처럼
용틀임으로 들썩이는 세상에서라도 아예 흔들리지 말 것
너를 안으면 물든 숲의 안온함으로
이 쓸쓸함을 잠시나마 지울 수 있을라나
Paul Schwartz, Vene Redemptor Gentium. et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