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平則鳴

묵은 날에게

*garden 2011. 11. 2. 16:32




세상이 궁금타!
벼린 창끝으로 콕콕 찔러보던 봄날.
알고 보니 너나없이 사방에 닮음꼴이 도열해 있는 바람에
자칫 우쭐한 기사단 행렬인 줄 알았지.
트럼펫 소리처럼 울려 퍼지던 햇살과
겨드랑이를 간지럽혀 못견디게 하던 선한 바람들과
감로수처럼 이마를 적시던 비님이 반갑기도 했어.


대류권이 휘둘리게 활개치는 황사에도 눈을 부릅떴다.
끝인가 싶으면 시작하던 길
수백 번 마음을 다잡아도 걸음이 꼬여 나아가기조차 힘겨웠지.
거칠게 가지를 부러뜨리기도 하고
억눌린 삶으로 곤궁한 적이 부지기수였다.
천둥소리에 놀라듯 깨어 울먹이며 주먹을 꼬옥 쥐었다.
굴곡을 거친 다음의 평온함을 짐작치 못했어도 혼자 묻고 답하던 기억
이런 날뿐이겠어?


하늘이 내린 동앗줄처럼 굳건한 믿음이라도 세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아.
좋고 나쁨에 대한 기억을 가림 없이 받아들인다.
아무려면, 주어진 시간을 기꺼이 바라보며 소리칠거야.
살만한 날이야!
이룬 것 없으면 어때!
버리기가 오히려 쉬운 가을날
주변을 맴도는 낯선 사랑을 눈으로 쫓았어.
사금파리 조각처럼 반짝이는 웃음 소리가 종일 들리더라.
낙타처럼 그렇게 눈을 감는다 해도 한때 그런 기억을 새겼다는 것만으로
웃어야지.













Lee Ritenour, Lagri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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