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平則鳴

삼십년 전

*garden 2015. 11. 26. 21:22




고주망태가 되어 후배에게 이끌려 오르던 산동네
중턱쯤 교회당 담벼락을 따라 십이월에도 즐비한 꽃을 보았다
독말풀이라 했더니 그래도 에인젤트럼펫이란다
굳이 한잔 마저 하고 비틀비틀 일어서려는데 녀석 누나가 붙잡는다
저 아래 내려가도 이 시각에 차가 없어서.....
이부자리 봐 놓았다고 살풋 웃는데
헛참, 가슴이 두근반세근반이다
씻고 누웠더니 온데간데 없는 취기
여기는 밤도 또 다른 세상, 잠 못 이뤄 뒤척이는데
지은 죄 회개하라는듯 창 너머 불 밝힌 십자가가 밤새 떠있다
그밤 그 은총으로 내가 여태 살아남지 않았을까












Bebu Silvetti, After The 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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