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벽돌 건물 옆 골목. 통로처럼 움푹한 구조물 위에 한 사내가 앉아 있다.
"저 사람 좀 봐!"
"세상에나? 춥지도 않을까? 아직 바람이 찬데."
"노숙자는 아닌 것 같고. 겨울 끝이니 견딜 만은 하겠지."
"옷도 저리 얇게 입고서 대낮부터 혼자 깡소주라니."
"한 병쯤이야 종이컵에 두세 번만 따뤄 들이키면 돼."
"무슨 연유인지는 모르지만 죽으려고 작정한 걸까."
"시퍼런 독기가 서려 있는 저런 시선은 쉽사리 죽으려고 하지 않아."
"화가 속에 뭉쳐 있어서 추운지 더운지를 가리지 못하는 걸까요."
"세상이 원망스러운 듯하니, 거참!"
"그나저나 빨리 가요. 어서 공항에 가서 수속을 밟아야 마음이 놓여."
꽉 막혀 있던 차들 중 틈이 벌어진다. 지체없이 들어가야 한다. 조심스레 가속페달을 밟아 골목을 빠져나간다.
"피곤허지?"
"아직까지는 못 느끼겠어요. 한이틀 지나면 모를까!"
"긴장이 풀리지 않아서 그럴거야. 짐 풀고 집안일에 매달리다 보면 늘어질 걸."
"어머, 여기 이 골목 그 사내가 있던 자리잖아."
"그렇네."
"분위기가 화악 달라졌어. 저것 봐요. 몽글몽글 솟아오르는 꽃하며 맑은 햇빛이라니."
"당신 없는 동안 내가 공들여서 봄으로 치장해 놓았지."
"치잇, 그걸 믿으라고!"
차창을 내린다. 상큼한 바람이 풍성한 머리를 들이민다. 바야흐로 봄이 화사한 자태를 뽐냈다.
Romances for Violin and Ochesrta No.2 in F, Op.50
'Romances'는 작곡자의 감정을 시적인 정취로 즉흥적이고 자유롭게 표현한 곡이다. Beethoven의 'Romances 제2번 F장조'는 빛나는 클래식 소품으로 널리 인정받고 있다.
Beethoven은 바이올린과 관현악을 위한 'Romances'를 두 곡 만들었는데, 그 중에서도 바이올린의 서정적 특징을 잘 살린 '제2번 F장조' 멜로디가 잘 알려져 있다. 이 'Romances'는, 서주 없이 독주 바이올린이 칸타빌레의 제1테마를 연주하면 오케스트라가 합주로 반복하는 구성을 지니고 있다. 제2테마도 독주 바이올린에 의해 제시되는데 남성적인 1번 곡에 비해 여성적인 아름다움이 한껏 깃들어 있다. 이 'Romances' 테마는 전후 3회 나타나며 마지막 코다에서 여리게 사라지는 아름다운 선율로 마무리된다. 바이올린의 느리고 긴 비브라토에 듣기 편하고 서정적인 선율이 부드럽게 흘러간다. 순수한 첫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곡이다.
사실은 제2번이 먼저 작곡되었는데, G장조를 먼저 출판했기 때문에 제1번이 되었다. 곡을 쓴 1802년, 베토벤은 실제 자살을 생각하며 '하이리겐슈타트의 유서'를 쓰고 있었다. 이는 청각이 점점 이상해지며 연애도 실패해 절망에 빠졌기 때문이다. 그 즈음 이렇게 달콤하고 아름다운 선율의 로망스가 나온 것은 아마도 본인의 절망감을 작품에서나마 감미롭게 승화시키려고 했던 의지의 표현이었을 것이다. 독주 선율이 화려하여 제1번보다 제2번이 인기 있다.
David Oistrakh (1908-1974)
performs the Beethoven Romance No. 2 in F major for Violin and Orchestra, Op. 50.
Anne-Sophie Mutter:
Beethoven: Violin Romance No.2 in F major, Op.50.
Artist: Anne-Sophie Mutter,
Released date: October 10, 2006, Original Release
November 30,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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