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平則鳴

울음에 대하여

*garden 2020. 9. 10. 02:33












참으라고 한다
아니, 참으려고 한다
차오른 슬픔이 강이 되고 바다로 가는 동안
막걸리만 꿀꺽꿀꺽 들이키는 친구
정작 막걸리가 되는 밥은 먹지 않으면서
안주 위에 어둠이 놓일 때까지
버티고 또 버텼다

탁자와 어둠과 동화한 한 사발 술에
개미와 하루살이가 달려들고
밤코양이가 다가와 입맛을 다셨다
슬픔을 참지 못한 친구가 누웠다
평상 위에 기일게
끈적끈적한 더위가 슬픔을 녹이고
눈물을 흘린다

일백 년도 더된 병귤나무 수피에 재운 헛집은 울음 표상이다
내가 부르고 싶은 이름은 일만팔천 킬로미터 밖 허공을 떠돈다
우리 모두 울지 못하는 영혼이다
술잔과 바다가 따로국밥으로 놀아
견디지 못하는 밤
삭힌 울음이 새벽이 되도록
참고 또 참을 수밖에










소우소로우,
해를 사랑한 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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