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학 개론 . . . 135×35(cm) '사랑'을 입에 담으면 혀가 입천장으로 말리면서 저절로 삼켜진 '사랑'이 마음을 데운다 그대와 백만 광년 떨어져 있어도 외롭지 않고 함께 있어도 그대 때문에 외로운 내 사랑 차가운 얼음판 위나 뜨겁게 달아오른 사막에서라도 손 내밀기만 하면 위안이 되는 사랑 사랑 사랑 사랑.... 몇 번을 되뇌어도 아쉬운 '사랑'이 거침없는 필체를 따라간다 Omar Akram, Take My Hand 墨香萬里 2020.07.07
무화과 무화과(無花果)는 '꽃이 없는 열매'라는 뜻이다. 과연 꽃 없이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 무화과 꽃은 꽃받침과 꽃자루가 길쭉한 주머니처럼 굵어지면서 속에 잠겨 윗부분만 조금 열린다. 변형된 주머니 안에 갇혀 꽃가루가 바람에 날릴 수 없을 뿐더러 벌이나 나비를 부를 수도 없다. 하지만 무화과는 번식을 위해 무화과좀벌이란 자가전용 곤충을 주머니 안으로 불러들인다. 영양분을 먹으며 자란 좀벌 암컷은 열매가 익을 때쯤 세상 밖으로 나온다. 종족보존만이 지상최대의 과제인 수컷은 오직 짝짓기를 위한 생식기만 발달되어 있으며, 주머니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반면 암컷은 무화과를 옮겨 다니며 여러 수컷과 짝짓기하고 알을 낳는다. 이 과정에서 꽃가루를 옮겨 수정을 돕는다. 주머니 속에 사랑 행위가 자기네들끼리만 은밀하게.. 自然索引 2020.07.05
도둑놈의갈고리 눈 크게 뜨고 들여다 보면 순박하면서도 고운 어마무시의 아름다운 세계이다. 허나 저리 나타낸 건 생태사진으로 젬병이다. 앞쪽 포스팅을 보니 한참 전에 찍은 사진이다. 거기에 위와 아래 사진을 찍은 시기가 전혀 다르다. 헌데 아래 사진을 '이삭여뀌'라고 표기해 놓았다. 그건 잘못 동정한 것이다. 하여 정정하지 않을 수 없다. 식물은 대개 꽃이 피어야 판별이 쉽다. 그렇더라도 그 시기를 맞히기 힘들 뿐더러 '도둑놈의갈고리'는 매우 작은 꽃이어서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어쩌면 이름마저 괴상하다. 반의적으로 더듬다 보면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가. 음악은 뻔하지만 건반악기의 협연과 오슬로 태생인 Aage Kvalbein의 은근한 첼로 연주가 의외로 좋다. '도둑놈의갈고리'는 쌍떡잎식물강 장미목 콩과에 속하는 여러해.. 自然索引 2020.06.30
돌양지꽃 여긴 바람도 거칠 것 없는 고산 준봉 정상 자양분이어야 할 토양 한줌 없는 바위 틈 볕쬐기하며 조잘대던 꽃들이 낯선 인기척에 입을 다물었다 양지꽃은 이름 그대로 양지를 좋아한다. 햇볕 환한 자리에서 꽃이 길게는 4개월 가량이나 핀다. 또, 생명력이 강해 줄기가 끊어져도 그곳에 뿌리를 내려 새순이 돋아난다. 범의귀과의 돌양지꽃은 양지꽃과 거의 같지만 키가 20㎝로, 30~50㎝인 양지꽃보다 작다. 봄을 지나 6~7월이 되어야 꽃이 핀다. 여러해살이풀로, 높은 산 바위 틈에서 자란다. 마지막 사진은 소나무 아래서 자란 노린재나무꽃이다. 自然索引 2020.06.29
숲속의 꿈 ** 135x84(cm) 눈꺼풀을 간지럽히는 햇살 가벼운 느낌을 무의식중에 즐기다가 깼지 틀을 벗어난 바람이 맴돌다 갔어 해진 명주옷 끝자락 같은 단꿈을 잡고 있었는데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렸네 Mac Frampton, 'Unchained Melody' From Ghost 墨香萬里 2020.06.26
산을 끼고 물을 노래하다 ** 携山吟水(휴산음수), 260x350(mm) 저놈 좀 보게 거긴 까마득한 낭떠러지여서 아무것도 찾을 수 없건만 무리를 이끌고 그치지 않는 나아감이라니! 아서랏! 일갈하고 싶다만 Bernward Koch, The Enchanted Path 墨香萬里 2020.06.24
기 상 ** 100x200(cm) 비와 바람, 별자리 또한 동행이었으나 푸르름 한 조각에 미치지 못했다 굽은 몸으로라도 서슬 시퍼런 의지 세우리니 Carafulia, Adya Classic, Mozart Clarinet Concerto In A Major K622, Adagio 墨香萬里 2020.06.19
산딸나무 비 오고 흐린 날로 시작한 유월. 벌써 뜨거워 땡볕 아래 서면 신음성이 절로 난다. 몇해 전 이맘때쯤, 웃으면 눈이 초승달처럼 곱게 감기는 숲님과 왔었지. 저 아랫동네와 다르게 푸르며 청량한 기운으로 가득한 북한산 계곡. 바위 어림쯤 자리잡아 차를 마시고, 담소도 나누며 한나절 계곡 물에 발을 담궈 휘젓지 않았던가. 가만, 그러고 보니 그 전 장 소장과도 찾아왔었다. 웅장한 바윗덩어리인 노적봉과 백운대 아래, 위압감을 주는 만경대도 저만큼 볼 수 있는 자리. 더욱 솔깃한 건 계곡을 덮은 아름드리 산딸나무가 그야말로 꽃을 만개시켜 세상을 밝히는 곳이다. 산딸나무 새하얀 꽃은 초록 나뭇잎에 얹혀, 바람 불면 날아오를 듯 하늘거려 보는 이를 즐겁게 만든다. 산딸나무는 마주보기로 붙어 있는 꽃이 수백수천 개로 .. 自然索引 2020.06.12
토끼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대목 하나. 꿀벌이 제우스 신에게 독 있는 풀이 많아 좋은 꿀이 있는 꽃을 찾기 힘드니 쉽게 찾을 수 있게 해달라고 간청 드렸다. 이에 제우스가 커다란 붓으로 흰 물감을 그렸다. 클로버에 흰 동그라미가 생긴 연유다. 우리 나라에서는 토끼가 잘 먹는다고 해서 '토끼풀'이라 한다. 토끼풀은 줄기로 번식하지만 다른 쌍떡잎식물처럼 씨앗으로도 번식한다. 들이나 하천변, 밭둑 등 어디에서나 쉽게 자란다. 일반 토끼풀보다 크고 붉은색 꽃을 피우는 개체는 '붉은토끼풀'이라는 종이다. 붉은토끼풀은 꽃 색깔과 크기가 차이날 뿐 토끼풀과 비슷하지만 학명은 다르다. 토끼풀 잎은 대부분 세 개이지만 간혹 네~여섯 개가 발견되기도 한다. 네잎 토끼풀은 돌연변이로 일반적으로 세잎 클로버가 가득한 풀밭에 이질적.. 自然索引 2020.06.08
꽃양귀비 주거지 텃밭에 날아든 양귀비 씨앗을 재배한 남해안과 서해안 섬 지역 주민들이 구속된 뉴스가 타전되었다. 혀를 차기에 앞서 예전 우리 시골에서는 아편 원료가 되는 양귀비가 복통·기관지염·만성 장염 등에 진통·진정작용 효과가 있어 양귀비 진액을 뭉쳐 놓거나 술을 담가 보관하는 경우가 잦았다. 꽃양귀비는 요즘 관상용으로도 많이 재배한다. 길고 가느다란 줄기에 달린 둥글고 커다란 꽃잎이 바람이 불 적마다 마치 여인의 치맛자락이 부풀듯 흔들리는 모습은 자못 선정적이다. 우리 나라에는 양귀비, 개양귀비, 두메양귀비, 흰양귀비 등이 자생한다. 개양귀비를 '우미인초(虞美人草)'라고 부른다. 양귀비가 당 현종이 사랑한 여인이라면, 우미인은 초나라 항우가 사랑한 여인이다. 유방의 군대에 쫓기다 포위되었을 때 항우가 마지막.. 自然索引 2020.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