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많이 지체되었네. 약속 시각에 빠듯하게 닿겠어." "그 근방에 주차할 곳이 있어야 할텐데." 몽글몽글 솟아오르는 뭉게구름이 선명한 서쪽 하늘이 볼 만해 시선을 두고 있다. 그 순간 옆에서 후욱 치고 들어온 오토바이. 전방을 주시하던 친구가 기함한다. 급브레이크를 밟아 차가 출렁거렸다. 마침 앞쪽 신호가 바뀌었다. 늘어선 차들 옆에 주춤거리고 선 오토바이 옆에 바짝 다가갔다. "오냐, 너 잘 걸렸다. 이 시끼." 차창을 내린 친구가 소리친다. "야 임마, 그딴 식으로 운행할래? 사고 나면 어떡할거냐." 괄괄한 성격을 숨기지 못하고 씩씩대는 친구 서슬에 횡단보도를 지나던 사람들까지 기웃거린다. 친구가 얼굴이 달아오르도록 마구 소리쳤다. 오토바이 핸들을 잡고 있던 젊은 친구가 고개를 꾸벅 조아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