思索一音 188

A.W.Ketelbey, In a Persian Market

앞장선 친구를 따라 우리는 종종걸음을 쳤다. 북새통인 시장 바닥. 요리조리 빠져나가기가 서커스를 하는 듯하다. 사람들의 아우성과 먹음직한 음식 냄새가 진동한다. 장터 한귀퉁이 식당에 우리는 한줄에 꿰인 북어마냥 들어가 옹기종기 앉았다. 우리를 이끈 친구가 주방에 고함으로 주문하자 그야말로 눈깜짝할 사이에 두부찌개가 쫓아나왔다. 사람 수대로 털컥털컥 놓인 밥그릇을 제각각 들고 숟가락질을 시작한 찰나 깜짝 놀랐다. 새삼 입맛을 쩝쩝 다셨다. 오홋, 이 맛! 기억난다. 대파를 쑹쑹 썰어넣고, 굵은 멸치로 다시를 우리며 간조림만으로 두터운 두부를 커다랗게 익힌 찌개맛. 전쟁을 치르듯 숟가락이 오간 다음 금방 바닥을 보인 넓다란 찌개 냄비를 다들 아쉬운 듯 바라보았다. "이야, 어릴 적 먹던 바로 그 찌개 맛이구..

思索一音 2021.08.07

Joaquín Rodrigo, Concierto de Aranjuez for Guitar&Orchestra

Joaquín Rodrigo, Concierto de Aranjuez for Guitar&Orchestra(II. Adagio) 1902년 태어난 Joaquín Rodrigo는 세살 때 시력을 잃었지만 어린 시절부터 재능을 보여 체계적인 음악 교육을 받았다. 파리에서 콘서바토리와 소르본느 대학에서 공부했다. 1939년 스페인 내전이 끝난 이후에 돌아왔지만 극심한 가난에 시달렸다. 그 때 아랑훼즈 협주곡(Concierto de Aranjuez)을 내놓았는데, 기타리스트 Regino Sainz de la Maza(1896~1981)의 제안으로 작곡한 곡이었고, 그의 기념비적인 작품이 되었다. 마드리드를 벗어나 톨레도 가는 길에 있는 'Aranjuez'는 부르봉 왕가가 머물던 여름 별장 궁전으로, 유네스코 지..

思索一音 2021.07.21

C.M.Von Weber, Was Gleicht Wohl Auf Erden

C. M. Von Weber(1786~1826) Der Freischütz, (Act III) Chor Der Jäger Was Gleicht Wohl Auf Erden(세상에 사냥처럼 즐거운 일은 없어) - 제3막 숲속 사격 대회장, 사냥꾼들이 모여서 신 나게 '사냥꾼의 합창'을 노래한다. '세상에 사냥보다 더 즐거운 일은 없어' (Was gleicht wohl auf Erden dem Jaegervergnuegen?)는 보헤미아 사냥꾼들의 생활과 기분이 잘 드러나는 남성 합창곡이다. 활발하고 씩씩한 느낌이 풍기는 이 곡은 사냥에서 느끼는 기쁨을 노래하며, 들판과 숲속을 달리면서 짐승을 쫓는 왕자의 기쁨, 남자들의 보람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마탄의 사수 중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부분으로, 독일적인..

思索一音 2021.07.19

Luciano Pavarotti, Funiculi-funiculá

산을 일고여덟 개는 넘었어. 지치고 늘어진 몸을 가누지 못하게 되었을 때 초록 숲 안쪽에서 보았어. 그 누구도 찾지 않았지만 '감자난초'는 홀로 빛나는 자태를 보였다 우리 나라에도 잘 알려진 'Funiculi Funicula'는 밝고, 활기찬 나폴리 노래이다. 작사는 당시 나폴리 신문기자로서 명성이 있던 '주제페 투르고', 작곡은 'Luigi Denza'이다. 장화처럼 생긴 이탈리아 반도 중간 나폴리와 폼페이 사이에 있는 베수비오 산은 서기 79년 화산 폭발로 폼페이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러한 사실이 잊혀질 즈음인 1880년, 나폴리 시에서는 베수비오 화산에 케이블카를 설치 개통하였다. 그럼에도 화산 폭발이 두려운 사람들이 겁을 내 전혀 이용하지 않으므로, 케이블카를 설치한 '코머스 쿡'이 안을 냈..

思索一音 2021.07.14

Savina Yannatou, O Tahidromos Pethane

Savina Yannatou O Tahidromos Pethane(The Postman's Dead), Manos Hadjidakis(1925~1994) 젊은 우체부의 죽음 젊은 우편 배달부가 죽었어요. 그는 겨우 열일곱 살밖에 되지 않았는데. 사랑은 이제 배달될 수 없어요. 사랑은 심부름꾼을 잃었으니까. 팔에다 제 사랑의 많은 말을 가지고 매일 왔던 사람이 바로 그이니까요. 당신 정원에서 꺾은 사랑의 꽃을 양손에 들고 가져왔던 사람이 바로 그였지. 파란 하늘나라로 그가 떠나갔어요. 마침내 자유를 얻어 행복한 새처럼 그렇게. 영혼이 그를 떠났을 때, 어디에선가 밤꾀꼬리가 울었답니다. 예전에 제가 당신을 사랑했던 만큼, 지금도 당신을 사랑해요. 하지만 앞으로는 그런 말을 할 수 없어요. 그와 함께, 제가 ..

思索一音 2021.05.02

Harry Styles, Sign Of The Times

두 개 이상의 유행병이 동시 혹은 연이어 집단으로 나타나면서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사태를 악화하는 '신데믹(Syndemic) 위기'..... 산정에 오른 제각각의 사람들, 무슨 생각을 할까? 코로나 때문이라지만 어쩌면 우리는 애초부터 혼자 생활하고 머물러야 하는지도 모른다 Harry Styles, Sign Of The Times Just stop your crying It's a sign of the times Welcome to the final show Hope you're wearing your best clothes You can't bribe the door On your way to the sky You look pretty good down here But you ain't really..

思索一音 2020.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