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장선 친구를 따라 우리는 종종걸음을 쳤다. 북새통인 시장 바닥. 요리조리 빠져나가기가 서커스를 하는 듯하다. 사람들의 아우성과 먹음직한 음식 냄새가 진동한다. 장터 한귀퉁이 식당에 우리는 한줄에 꿰인 북어마냥 들어가 옹기종기 앉았다. 우리를 이끈 친구가 주방에 고함으로 주문하자 그야말로 눈깜짝할 사이에 두부찌개가 쫓아나왔다. 사람 수대로 털컥털컥 놓인 밥그릇을 제각각 들고 숟가락질을 시작한 찰나 깜짝 놀랐다. 새삼 입맛을 쩝쩝 다셨다. 오홋, 이 맛! 기억난다. 대파를 쑹쑹 썰어넣고, 굵은 멸치로 다시를 우리며 간조림만으로 두터운 두부를 커다랗게 익힌 찌개맛. 전쟁을 치르듯 숟가락이 오간 다음 금방 바닥을 보인 넓다란 찌개 냄비를 다들 아쉬운 듯 바라보았다.
"이야, 어릴 적 먹던 바로 그 찌개 맛이구만!"
북적이는 사람들 탓에 쫓겨나듯 나왔다. ' 꼭 다시 와야지' 다짐했는데, 그 집을 다시 찾을 수 없었다.
잃어버린 우리네 추억과 향수를 담고 시장은 그날처럼 붐비고 있을까.
관현악곡인 '페르시아 시장'은 영국 작곡가 'Ketelbey'의 작품이다. 1920년에 작곡된 이곡은 서양에 미지의 세계였던 중동아시아를 동양적 선율로 묘사하고 있다. 커다란 눈을 껌벅이는 순한 낙타 떼 행진, 시종을 거느린 요란한 공주 행렬, 마술사와 뱀을 부리는 천상의 피리 소리, 웅성거림, 아우성 등 페르시아 시장 정경이 마치 영화 장면처럼 묘사된다.
'Albert William Ketelbey' 작품에는 '페르시아의 시장에서', '중국 사원의 뜰에서' 등이 있으며, 1910년대부터 '50년대에 걸쳐 작곡한 관현악곡을 위주로 동양이나 동화 등을 테마로 한 환상적 묘사곡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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