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초록 숲을 건너 검푸른 바다가 나올 때까지, 가자 잠결에 울리는 전화. 무심코 손을 뻗어 화면에 눈을 두다가는 끊었다. 저장되지 않은 번호잖아. 운전중에 전화기가 울리기에 화면을 조작했다. '문자메시지를 보내주세요'라고. 두어 달 뒤 우연히 스마트폰을 검색하다가 깜짝 놀랐다. 몇 번이나 받지 않고 '메시지를 보내달라'는 답신으로 남은 전화번호라니. 누구지? 계면쩍지만 가로늦게 문자를 보냈다. '대체 누구십니까?' 잊을 만할 때쯤 '누구 아니시냐?'고. 명기된 메시지를 보았다. 그 뒤에 스스로를 밝히는 메시지가 없어 아쉽다. 궁금증이 증폭되지만 하루에도 수십 번은 걸려오는 스팸전화에다가 바쁜 일과로 지나쳤다. 그리고 뜨거운 오후 나절, 진동하는 스마트폰을 열었다. 명멸하는 햇살로 눈을 바로 뜨기 어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