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나그네 때가 되면 친구처럼 달라 붙는 불청객. 감기로 한 며칠 맹맹하더라니, 오늘에야 썩 괜찮다. 우선 후각이 예민해졌다. 코에서 정수리 쪽으로 통로가 난 듯 훤한 기분이다. 제과점을 지나며 매장을 정리하는 아주머니의 건강한 웃음을 보았다. 잘부르는 노래라도 흥얼거리는 걸까. 부풀어오르는 빵 냄새.. 햇빛마당 2011.01.26
늘 이 길에 길을 잃었다. 지나온 길이 낯설어 그대로 가면 안될 것처럼 혼란스럽다. 아무나 붙잡고 물어 볼 참인데, 황량한 바람만 오가는 읍 구석 어디 인적이 있어야 말이지. 단층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 키재기를 하는 곳. 블록 담 허물어진 틈에 지난 여름 무성하던 호박 넝쿨이 질긴 섬유질만 걸치고 사그라.. 不平則鳴 2009.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