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나 없이 갇혔다. 셋이 한자리에 앉아 있으면 눈총을 받았다. 커피라도 한잔하려고 들어가면 방문등록부터 해야 하니. 그래도 가을은 소리소문 없이 자리잡았다. 혼자 산기슭을 오르는데 '톡'이 들어온다. '오늘 혼자 문경세재에 왔쑤. 근데 헐, 대박!' '호젓하니 좋겠네요. 어떤 일이 그리 즐겁게 하오?' '여그 삼관문 휴게소 아줌마가 날 알아보네. 가죽나물부침개도 입에 쫘악~ 달라붙고.' 십년은 되지 않았을까. 장 소장과 둘이 문경세재에 간 적 있다. 초여름 사과꽃이 피었다. 양봉벌이 없는지, 부지런한 농부가 과수원에서 일일이 인공으로 꽃가루를 옮기고 있었다. 점심때도 지나 쉬엄쉬엄 오른 발걸음에 무언가 아쉽다. 삼관문에서 술을 한잔 기울이다가 넌지시 던졌다. "여기서 자고 내일 갑시다." "그럼 나도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