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 조각 바람이 비를 품은 건지, 비가 바람을 몰아붙이는 건지 분간하기 어렵지만 바람과 비에 휘둘리는 숲. 이건 아니다. 인제 생기를 지워야 할 때가 아닌가. 비를 피한 나는 비로소 큰 세상을 올려다 본다. 아름드리 나무 아래서 전전긍긍하면서. '후드득'거리는 비가 섬유질로 채운 나뭇잎을 .. 不平則鳴 2011.09.20
안나에게 말이 꽃인 나라. 꽃은 저희끼리 맞부딪어 까불며 새초롬한 태를 낸다. 모이고 흩어질 때마다 소리를 드높인다. 여긴 사시사철 꽃이 떠다니는 세상. 꽃은 혼자이거나 함께여도 좋고, 함추름 비에 젖거나 눈을 씌워도 얼음에 갇혀서도 반짝이기만 했다. 뾰족한 꽃은 높다란 가지 위에 올라 용을 써 새 움.. 不平則鳴 2011.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