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나를 욱죄어 진저리치게 만들던 어둠. 꿈에까지 쫓아들어와 뒤섞여 돌아가는 바람에 혼미하다. 오죽하면 끈 떨어진 연처럼 사방팔방 떠다니기만 했을까. 잎을 떨어낸 나무마다 그림자를 드리운 산에서 산으로 건너뛰기도 하고, 우거진 갈대 지켜선 강을 연어처럼 거슬러 오르기도 한다. .. 不平則鳴 2011.12.07
빈집, 나무의 기억 온종일 너만 생각해 한시도 너를 떠올리지 않은 적 없어 품안 가득 바람을 키워도 가지를 흔들어 떠나 보낼 적에도 떨쳐 버릴 수 없는 너 꽃 핀 어느 아침에 눈 뜨며 알았지 내 속에 또 다른 내가 들끓는다는 걸 이상하지, 주어진 쓸쓸함이야 천형이라도 거뜬할 줄 알았거든 수면에 번지는 파문처럼 나.. 不平則鳴 2010.12.21
혼자 견뎌야 하는 시간 망망대해에서의 바다. 절대 낭만적이지 않다. 어디나 길이지만 길이 아니고, 간구를 이어도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고, 가끔 누군가를 그리지만 헛헛하다. 속절없이 웃고 싶어도 웃음도 나지 않는다. 엇박자로 노는 바다. 권태가 줄줄이 일어나 온몸을 꽁꽁 동여매지를 않나. 하늘마저 덮.. 不平則鳴 2010.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