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너만 생각해
한시도 너를 떠올리지 않은 적 없어
품안 가득 바람을 키워도
가지를 흔들어 떠나 보낼 적에도
떨쳐 버릴 수 없는 너
꽃 핀 어느 아침에 눈 뜨며 알았지
내 속에 또 다른 내가 들끓는다는 걸
이상하지, 주어진 쓸쓸함이야 천형이라도 거뜬할 줄 알았거든
수면에 번지는 파문처럼 나이테를 키워 아물릴 적에도
오직 한 가지 생각만으로 가슴이 부풀었어
햇살 방울에 투영된 네 모습이 저만큼 보이면
눈을 감을 수도 뜰 수도 없이 사방에서 쫓아나와 달려가던 나의 분신들
비로소 하나가 되었다고 여겼는데
어느새 까치가 삭정이를 물고 총총 돌아가는 때가 되었다
텅빈 집을 본다
더 이상 어디에서도 너를 찾을 수 없이
밤마다 바람이 집 안에 들어가 통곡하는 소리를 듣는다
묵상으로 하루를 달랜들 되살릴 수 없는 모래 위의 시간들
지난 한철 키운 거추장스런 상념일랑 상관마라
새로운 날이 온들 온전해지기를 바랄까
Georgy Vasilyevich Sviridov, Old Rom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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