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 병아리들 오종종한 걸음을 보며 미소 짓는다. '세상이 신기해!' 언 땅이 풀려 촉촉하다. 구석구석마다 헤집고 다니는 병아리들. 혼자 움직이는 법이 없다. 싸릿문으로 향한 하나를 따라 우르르 쫓아가기도 하고, 돌담장 아래서 햇빛과 어울려 풀피리 같은 소리로 노래를 한다. 영혼을 품은 것 같은 여린 색에서 느낄 수 있는 온기, 그리고 사랑. 병아리 색 꽃이 피는 새 봄. 개나리, 산수유, 생강나무, 황매화, 풍년화, 히어리 들이 약속한듯 깨어나 저마다의 존재감을 과시한다. 노랑 꽃에 이어 하얀 꽃마저 피어나면 봄은 절정이다. 성장한 여인처럼 뜨거운 여름, 화끈한 계절에 도도한 빨강 장미꽃. 꽃은 어디서나 자기를 가장 잘 나타내는 색을 선택한다. 짙은 유혹의 빛깔을 누가 외면할 수 있을까. 향기는 또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