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平則鳴

버려진 것들

*garden 2014. 5. 17. 10:19




집 안에서 나와 함께 뒹구는 잡동사니들
있는 듯 없는 듯 의식하지 않아
서로 간에 신사협정이라도 맺은 줄 알았는데
베란다 구석에서 두어 해를 버틴 김치통
시큼한 알맹이 대신 먼지만 뒤집어쓴 채 뒤죽박죽이다
바깥에 확성기 음 왁자지껄하고
굴곡진 사이렌 소리가 어디론가 가쁘게 달려가는 한낮에
무저갱 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신경을 간신히 깨웠다
근육이 뭉쳐 단단한 종아리를 쓰다듬으며
기적처럼 나를 일으켜 세웠지
현깃증으로 검불이 눈앞에 난무하지만
이런다고 죽겠어?
치워버리겠다고 김치통을 키만큼 안고 내려갔는데, 난감하다
여기저기 숨은 감시카메라를 통해 따라다니는 사람들의 눈과 눈
버릴, 버려진 사내 허둥거리는 몸짓이 있어야 할 곳은 어디인가












김인배, 내 사랑(intro.)






'不平則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빗장  (0) 2014.06.03
오월 초록 안부   (0) 2014.05.21
나는 일상을 찍는다  (0) 2014.05.13
꽃이 별이 될 때  (0) 2014.05.08
별과 별 사이  (0) 2014.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