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平則鳴

꼬리뼈에 대한 기억

*garden 2015. 11. 1. 20:40




봄날, 살색 조그맣던 몸. 초록으로 변해 나무 등걸에 잎사귀처럼 감쪽같이 붙어 있더니, 십일월 박토 위에서 거무틔틔해진 도마뱀을 본다. 어느 때 위험 구덩이에서 구사일생 살아났는지 낭창거리던 꼬리일랑 싹둑 잘려버린 채 머뭇거리다가 도랑을 건너 옹벽 사이로 부리나케 사라졌다. 아아, 죽지 않아도 사는 방법이 그런 것이구나. 나도 너처럼 통증일랑 뚝! 끊어버리고서는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살아내고 싶다. 그러다가 불현듯 기억의 종피에서 다시 또 싹이 돋아 아픔이 내내 꼬리뼈로 자라면 무자비하게 잘라서는 시침 떼고 지나는 방법이라도 익혀야지, 원!












Raymond Lefevre Orch., Ombra Mai Fu(G. F. Handel Opera Xerxes HWV 40 Lar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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