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지나다니는 가게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불빛이 따뜻하게 여겨져 한참을 서 있었다. 캐럴이 흘러나온다. 허밍으로 익숙한 음률을 따라간다. 바깥을 내다보던 매장 아가씨가 눈이 마주치자 방긋 웃는다. 결국 들어가 커피 한잔을 샀다. 어차피 긴 밤. 까만 어둠까지 녹인 싸늘한 커피를 훌쩍이며 새벽에 이르도록 깨어 있었다. 대설 아침, 도장을 찍듯 흩어져 있는 쌀알 같은 눈발. 불현듯 찾아간 자작나무 숲에서 눈부신 존재들에게 어울리지 않는 내가 들쑤시고 다녔다. 가슴 속 들끓던 피가 조금씩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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