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대머리인 채 쫓아나간 아침 갈등한다. 혼자서도 소홀치 않고 모여서도 어색하지 않은 너희들처럼 살 수 없는지. 간밤 술에 절어 도발적 언사를 그치지 않는 상대가 못 마땅하다. 이차 삼차도 마다하지 않고 이끌기 예사. 몇 차례 눈치를 보내고 쏘아붙여도 어림없다. 어느 정도여야지. 이골이 나 점점 심하다. 술에 취하면 기억에 되풀이 기능만 작용하는 걸까. 했던 말을 하고 또 한다.
'그래, 먼 곳에서 나를 찾아온 사람인데.....'
스스로를 위안하다가 참을 수 없다. 한두 번도 아니고 말야. 파탄내고 전화번호를 날려버렸는데, 복구시켜야 하나. 어느 때 삭제하여 휴지통에 버리고 지운 이야기를, 이 숲 봄날 연둣빛 새닢 틔우는 대역사처럼 되새길 날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