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平則鳴

물 길

*garden 2018. 12. 28. 02:30






새해가 황금돼지해라고!




모임 탓이겠지. 자정 넘겨 들어온 아이. 술 냄새가 진동해 방 문을 열어 둔다. 헌데 밤새 끙끙대 괜한 걱정을 잇는다. 날이 밝아 깨웠다. 반응이 없어 고민인데, 내가 이리도 건사해야 할까. 바쁜 참에 내버려두기로 했다. 늦으막히 일어난 아이, 게슴츠레한 눈에 하품만 해댄다. 뒷머리를 긁적이다가 차츰 현실로 돌아온 모양이다.
이런이런! 후다닥 떨고 씻고 옷 갈아입고 나서는 게 차 한잔 끓일 참이나 되었을까. 이도 차암 기일다.
'오호옷!'
신발을 찾아 신으며 가슴에 성호를 그었다.
'내게 기적을!'

아서라, 실없는 녀석 같으니라고
살아가는 게 기적이라는 것을 왜 모르느냐!
한밤중에 깨어 양파 조각 같은 창 밖 달을 보며
불현듯 되뇌이는 그대 이름도
어둠 속 당신 늑골을 더듬다가
참고 삭이던 시간도
오후 빛살에 보석처럼 반짝이던 순간도
더 낮은 곳을 향하여
구불구불 어긋난 길에서 못이긴 채 돌아볼 참에 꾸욱 참은 기억도
사그라든 바람을 기웃거리느라
되새길 여유 없었노라고
그러다가,
지나쳐 버린 한바탕 기적을 열거하면
너는 믿을까











Carol cole,
l'image






'不平則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희망숲  (0) 2019.01.25
그 차가운 속  (0) 2019.01.12
가을 거기, 여명  (0) 2018.11.14
설악 공룡릉에서  (0) 2018.10.22
내가 나를  (0) 2018.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