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이 오죽 더웠어야지. 뜨거운 가마솥 안에서 뛰쳐나온듯 땀에 절어 다들 혀를 내둘렀다. 채 기억이 가시기도 전 소슬바람을 맞으며, 예측 뉴스 등에 근거한 소식을 기반으로 쑤군댄다.
"이번 겨울은 여름에 반해 상당이 춥다면서!"
"으응, 그렇다네."
얼마 전 들른 신평화시장 안 복도에는 겨울옷들을 무작위로 산만큼 쌓아두고 떨이 행사를 한다. 진작 너도나도 롱코트 이외엔 사지 않았다. 겨울 한철 대목을 보겠다고 작정한 상인들마다 울상이다. 힘든 판국에 모두 죽어나는 소리만 낸다. 허울뿐인 겨울인가. 기다리지 않아도 코앞인 봄. 설 전에 입춘이 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