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정 질 주피곤에 절었어도한낮 가을 햇살 헤집어꿈을 꾸게 하나니지친 영혼 일으켜 숲길로 들어섰다내내 친구처럼 촐랑대는 물소리밤새 재촉한 바쁜 걸음 덕분에남은 길 멀지 않아어스름 빛에겉과 속, 안팎과 삶과 죽음이 어울려 하나로 돌아간다겨울 또한 금방이겠어탐 색흔들리는 바람 속어지러운 날갯짓부전나비 한 마리갈꽃 찾아 헤매다쑥부쟁이 속에 숨었다채 못자란 몸을 다스릴자양분이라도 얻었을까Celtic Spirit, White Water 不平則鳴 2021.10.25
팔월로 어항 안에도 한 세월 뻐끔담배 피듯 들이킨 공허함 쯤이야, 미련없이 아감구멍으로 내는 붕어 진작 입가 양념 칠갑을 하고는 게걸스레 음식을 씹어 삼키는 이들이 싫어. 꼬리지느러미야 퇴화하였다. 옆지느러미만 부채처럼 살랑대는 한여름 오후 길에서 길로 향한 이들 숙맥 아닌 다음에야 제갈길을 .. 不平則鳴 2011.08.10
거기 산에서 악귀나찰처럼 달라붙는 추위. 사방을 조여 냉랭한 게 정신마저 얼얼하게 만든다. 바람 때문이라지. 체감온도가 영하 이십도 아래로 뚝 떨어졌다. 나오며 옷을 더 껴입으라고 그렇게 일러도 듣지 않더니. 모르는 체 놔둬볼까, 싶다가는 장갑을 껴도 시려운 손가락을 폈다쥔다. 꽁꽁 싸매고 지나는 이들.. 不平則鳴 2010.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