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움에 딩굴어 오후 내 뭉그적대는 서점 안. 참고자료를 구할 참이었는데 엉뚱한 책만 뒤적인다. 벌써 서산머리에 해가 뉘엿거릴게다. 그래도 흡족하다. 풍족한 식사 후에 달디 단 후식을 입에 머금은 것처럼 감기는 문장들. 어떤 대목에서는 소리내 읽으며 감탄한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이는 책먼지. 정수리 안쪽을.. 不平則鳴 2010.10.13
나에게 박수를 보낸다 4.19탑을 지나 아카데미하우스 정문을 비켜 선 북한산 들머리. 이름만으로도 오금 저린 칼바위로 오른다. 드러내기보다 조심스레 숨어드는 숲길. 빙폭을 품은 내를 벗삼아 오르면 어느 순간 가파르게 쳐올라야 하는 백척간두의 성. 성문을 깨고 든 점령군처럼 용의주도하게 성벽에 선다. .. 햇빛마당 2009.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