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목마다에서 낚싯대를 드리우고 기다리던 태공들
날랜 고기들은 잘도 피해다니더라만
외려 나만 꿰어 오도가도 못하는지
꼭 오늘만 날이라는 법 있어?
투덜대고는 돌아간 이들처럼 단호하지도 못해
한줌 건지지 못한 세월을 한탄하고
미끼를 물다 말고 내뺀 황금빛 잉어 튼실한 몸짓만 아쉬운데
파장에 공친 장꾼처럼 맴돌다가는 뭔짓인들 못해
사나운 물살 목을 가늠하며 뛰어들어선 물자루를 움켜쥐었다
간신히 물을 짜내 걸르고는 손아귀를 펴자 퍼득이는 월척들
게걸스러웠나,
허겁지겁 들이킨 단어에 체했는지 캑캑대다가
답답함이 가시지 않아 주먹아귀로 가슴만 두들긴다
날마다 눈을 뜨면 감쪽같이 사라지는 문장들
고대광실 아니라도 진종일 뒤지는데 맥빠진다
내게 있어 사는 일이란
낚싯대 거둬들이는 것처럼 간단치 않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