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平則鳴

마른 비

*garden 2013. 7. 19. 13:42




애월 바다 물빛 원피스가 잘어울리는 기상캐스터는 오늘도 비 온다는 예보를 한다. 점심을 먹고 오다가 습관처럼 하늘을 쳐다보았다. 두터운 구름에 덮여 있어도 눈부시다. 밥알을 잘게 씹으며 기상 예보도 씹었다. 기상캐스터의 높고 말간 목소리를 떠올리며 다들 계면쩍게 이마를 훔쳤다. 볕을 자양분으로 변화시키지 못하고, 텁텁한 습기마저 헐거운 육신 다시 세울 섬유질로 만들기 힘든 시절. 풀도 나무도 사람도 지쳐 허덕인다. 가마솥처럼 달아오른 속에서 나비가 유난히 팔랑대며 바람을 일으켰다.
어제는 삼성병원 영안실을, 오늘은 안암동 고대병원 영안실에 조문을 다녀왔다. 직접적인 연관 없이 한 다리 건너 알 만한 이들이어도 침향과 꽃 향기에 묻어 마주하자 숙연해졌다.
열대야에 뒤척이다가 부시시 일어났다. 한밤중에 거실에 나온 아이가 어둠 속에 늘어져 있는 나를 보며 멈칫거렸다.












Klaus Jurgen Spannhoff, Samba Pa 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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