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에 결이 없어 들을수록 짜증스런 소음. 작동중인 세탁기가 '들들'거리는 바람에 하던 말을 끊었다. 바닥이 잘 못 고여진 건지, 의외로 큰 소음이 한참 동안 들이차 불만이지만 딴은 나야말로 시끄러운 축이지 않을까.
고탁치 못한 글줄 하나 써 놓고 뻐기기 일쑤이며, 지난 공적에 대해 밤이 이슥할 때까지 이 사람, 저 사람 붙들어 앉히고는 자랑질에 여념없다.
한 계절 내 상추나 아욱, 쑥갓에 쪽파와 동글동글한 감자를 만들어내고도 다시 품은 씨앗에서 겨울 배추 싹을 뿜어내는 흙. 그 말없는 수고로움이 꼭 어머니를 닮았다.
Yanni, Rites of Pass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