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平則鳴

오늘이란 생

*garden 2013. 6. 25. 09:28




선머슴아 둘이 뼈로 솟은 산을 뻘뻘 오르는 날. 부풀대로 부푼 해가 쫓아다니며 진드기 같은 볕을 내리퍼부었다. 온몸 땀구멍이란 구멍은 다 열렸다. 삐져나온 땀으로 옷이 척척 감긴다. 이가 아파 고생중인 일행이 쉼터에서 방울토마토를 내놓았다. 껍질이 얇고 달콤한 맛이 오물오물 씹힌다. 마주치는 이 모두가 오물오물한 웃음을 머금었다. 우리처럼 입 안에 무언가 담고서. 해발로 쳐서 산의 딱 삼분의 일쯤인 계곡에서 멈추었다. 맑은 물이 암릉을 돌아간다. 깊디 깊은 산의 속살을 쓰다듬고서. 그 물을 생명수로 산딸나무 꽃이 별처럼 드리운 그늘에서 망중한을 즐겼다. 시린 물에 발을 담그고서 지난 시간과 이웃의 근황을 드문드문 읊었다. 말은 새겨지지 않고 불안한 듯 떠돌았다. 태생으로 가장 완벽하다는 둥근 형태에서 비로소 모양이 갖추어져 가는 올챙이들이 나란히 볕을 쬔다. 가르치지 않아도 그렇게 안다. 뭍에 오를 채비를 해야겠지. 꽃이 투신하여 아름답고도 장렬한 흔적을 남기기도 한다.
북한산 계곡을 보전하기 위해 주민들을 이주시키고, 팽개쳐진 터에 앵두와 살구가 저희들끼리 익어 짓무른다. 그게 예의가 아니라고, 선머슴아 둘이 낭개에도 올라가고, 나뭇가지를 흔들어 개구쟁이처럼 서리를 하지만 당최 쉽지 않다. 그래도 오늘이 바로 생의 한가운데쯤이지 않을까나.






















Mozart, '피가로의 결혼' 中 3막 '저녁바람 부드럽게'
(Sop.)Gundula Janowitz & Edith Math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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