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平則鳴

은평시

*garden 2017. 2. 7. 10:28




횡단보도에 서 있었다. 꽃 피고 새 운다. 비 오고 눈 내렸다. 계절이 바뀌었다. 난해한 표지판을 의미 없이 읽었다. 가만, 지금 시각이 세시나 넘겼을까. 여긴 낯선 곳인데, 언젠가 다녀간 듯한 이 기분은 어쩐 일인가. 그래. 저기 가드레일 난간을 잡고 있는 할머니도 낯설지 않고, 좌회전 신호에 마악 깜박이를 켜고 돌아나오는 은색 승용차도 익숙하다. 싸아한 바람이 뺨을 어루만지다가 솟구쳤다. 깃발 펄럭임과 날갯짓 소리를 들었다. 한 순배를 수십 번 되돌아도 계속 그 자리, 어느 순간의 우리 기억도 이렇듯 선명하게 떠올릴 수 있을까.














Szentpeteri Csilla, Sira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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