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만나게 되는 여자. 긴머리를 뒤로 질끈 묶었다. 풍성한 소맷단 사이로 삐져나온 손가락이 곱다. 올라와야 할 엘리베이터가 잠깐 사이에 내려가 버렸다. 한 공간에 서 있는 게 어색한가. 안절부절하는 기색이다. 스마트폰을 보는 척하거나 입을 가리고 헛기침도 한다. 오늘도 여지 없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는 여자. 발자국 소리에 고개를 돌리려다가 흠칫하는 기색이다. 이것 참, 다시 들어갔다 나올 수도 없고. 어떻게 하나. 나직하게 인사를 던졌다.
"안녕하세요?"
아아, 진작 아는 체할 걸. 굳어 있던 얼굴이 조금씩 이쪽으로 향한다. 깜박이는 까만 눈에 점차 생기가 도는 게 보인다. 고개를 정중하게 숙인다. 그 모습이 예쁘다.
산길에서 문득 만나게 되는 사람들, 반갑다기보다 무서울 때가 있다. 더구나 인적 드문 곳이라면 쭈볏거릴 수도 있다. 우리가 인사를 하는 건 내가 착하고 선한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려는 것일게다.
지난 가을, 거기가 천당이라는 천당폭포 위에서 카메라 앵글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누군가 올라오는 기척이더니 여학생 둘이 손을 잡고 나타났다. 꾀꼬리 같은 목소리가 환하게 건너온다.
"안녕하세요?"
고개를 들고 나도 화답한다.
"으응, 안녕?"
헌데 그게 시작이다. 여학생 셋이 나타나서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응, 안녕?"
이번에는 남학생도 섞인 무리가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안녕?"
차츰 더 많은 학생이 나타났다. 수염이 거뭇한 게 몸집이 물경 백킬로그램 정도인 떡대도 보인다.
"안녕하세요?"
"어, 으으응~"
아무렇지 않게 놓았던 말을 쉽사리 거둘 수 없다. 곤란해졌다.
위에서부터 설악폭포, 동고비, 설악 오색지구, 관모봉, 전파망원경, 나한봉, 울산바위, 공룡능선, 화채능선, 대승령, 귀떼기청봉, 점봉산쪽, 중청대피소, 천당폭포, 귀면암, 신흥사 대불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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