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코드를 뒤지다가 포기한다. 쌓아둔 안쪽까지 아무리 뒤져도 찾을 수 없는 LP. 집에 쉴새없이 드나드는 애들 엄마 친구들을 떠올렸다. 애들 엄마가 공들이는 옷이라든지 모자 등에는 관심 없다. 대신 내 소유로 치부되는 책이나 소품들을 눈여겨보는 모양이다. 등쌀에 아이들 동화 전집이라든지, 이제는 펴보지 않는 명작 전집을 내보내는 것이야 좋지만 애써 모은 LP까지 주어 버리다니. 팝이나 락은 손대지 않고 클래식 LP만 싸그리 걷어갔다. 가끔 듣다가도 없어지니 아쉽다. 진한 커피 한잔을 들고 바깥을 내다본다. 아파트 아래쪽에서 전해지는 소음. 길 건너편 화덕으로 구워내는 피자집이다. 사람들이 몰려 왁자지껄한다. 비가 내려서인지 두런거리는 소리나 날렵한 음악까지 고스란히 쫓아온다. 이건 Yaki-Da 건가. 빠르고 경쾌한 리듬이 오늘 같은 날, 생맥주 한잔을 두고 듣기 좋은 노래이다. 이런 가벼운 팝과 치열한 락은 이삼십대의 전유물이지 않을까. 기분 문제이겠지만 오늘은 젊은 시절, 들끓는 그때가 아닌 평안해지는 음악을 듣고 싶다. Nocturne
'Nocturne'하면 '쇼팽(Frédéric Chopin)'을 떠올리지만 피아노 소품으로서의 녹턴을 처음 시도한 사람은 '존 필드(John Field)'이다. John Field는 아일랜드 더블린의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나 어릴 적부터 천재 소리를 들을 만큼 재능이 뛰어났다. 당시 귀족들이나 상류층은 이른 저녁 식사를 마치고 거실에서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들으며 문화 생활을 즐겼다. 이때 필요에 의해 연주용으로 만든 피아노곡이 녹턴(야상곡)이다.
펼쳐진 화음을 사용하여 은은함과 편안함을 대두시키고, 아름다운 선율을 배열하여 듣는 중에 일과에서 날선 감정을 누그러뜨린다. 필드는 이러한 감성적이고 자유로운 음악 형식인 녹턴을 카톨릭 교회의 기도 양식인 '밤의 기도'(Nocturne)에서 명칭을 가져왔다고 한다.
필드가 탄생시킨 녹턴은 이름, 개념 그리고 스타일 면에서 거의 이십년 후의 쇼팽에게까지 영향을 끼쳤다. 쇼팽은 영감으로 이를 대중적으로 사랑 받는 양식으로 만들었다. 쇼팽 외에도 리스트나 포레, 멘델스존 등 상당수 작곡가들이 녹턴의 자유로움을 추종했다. 쇼팽의 녹턴이 화려한 피아노 기교가 곁들여져 열정적이면서 음울한 분위기를 자아낸다면, 필드의 녹턴은 간결하면서도 밝은 느낌과 물이 흐르는 듯 선율이 이어지는 서정적 음악이라 할 수 있다.
존 필드, 야상곡
John Field(1782-1837)
3. Nocturne No. 3 in A flat major
4. Nocturne No. 4 in A major
5. Nocturne No. 5 in B flat major
6. Nocturne No. 6 in F major
7. Nocturne No. 7 in C major
8. Nocturne No. 8 in A major
9. Nocturne No. 9 in E major
10. Nocturne No. 10 in E minor
11. Nocturne No. 11 in E flat major
12. Nocturne No. 12 in G major
13. Nocturne No. 13 inminor
14. Nocturne No. 14 in C major
15. Nocturne No. 15 in C major
16. Nocturne No. 16 in F major
17. Nocturne No. 17 in E major
18. Nocturne No. 18 in E major, 'Midi'
'思索一音' 카테고리의 다른 글
Santana, Samba pa ti (0) | 2017.07.11 |
---|---|
Peter, Paul and Mary, 500Miles (0) | 2017.07.06 |
John Lennon, Stand by Me (0) | 2017.07.01 |
ABBA, Eagle (0) | 2017.06.30 |
Styx, Boat On The River (0) | 2017.06.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