思索一音

Paul Mauriat, Isadora

*garden 2017. 10. 20. 02:30




눈앞에 웬 검불일까. 안경을 꺼내 썼다. 이런, 허공 중을 떠도는 하루살이 한 마리. 어디서 나타났지. 그러고보니 막걸리를 꺼내 놓기만하면 뭔가 가물거리더라니. 몇번 손짓을 해도 잡을 수 없다. 잊고 있다가도 한번씩 손을 내 휘저었다. 어설픈 날갯짓임에도 잡히지 않네. 기필코 잡을려고 일어서다가는 포기했다. 이 무료한 공간에 너라도 있으니 생기가 도는구나. 헌데 무심코 있다가도 막걸리 잔만 앞에 놓으면 나타나는 하루살이가 성가시다. 어느 때 잔 위에서 나풀거리는 하루살이를 좇아 손뼉을 쳤다. '설마 했더니 역시나'이다. 흔적도 없는 하루살이를 잊었다가 어지러운 주변을 치우고 왔더니, 어렵쇼! 막걸리에 까만 반점이 떠있다. 무언가 살펴봤더니 하루살이이다. 그렇게 존재를 남기는구나. 휘적이며 꺼내기도 귀찮다. 하루살이가 떠있는 막걸리를 그냥 마셨다. 비로소 세상이 말끔해졌을까.












이사도라와 세르게이가 무용에 대한 논쟁을 했다.
"무용은 공연하는 순간 끝나는 것이고, 그 감동이 금방 잊혀 죽어버려."
이에 이사도라가 서툰 러시아어로 곧바로 응수했다고 한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절대로 죽지 않아."



로댕이 그린 이사도라 던컨

로댕이 그린 이사도라 던컨


안젤라 이사도라 던컨(Angela Isadora Duncan)을 '현대 무용의 어머니'로 부른다. 발레는 15세기경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 인간 감성을 자유롭게 표현하려고 만들어진 혁신적인 동작이지만, 프랑스와 러시아 왕궁을 거치면서 표현을 제한하는 엄격한 형식을 갖추게 되었다. 이 정형화된 무용 형식을 과감히 깨뜨리고, 이사도라는 인간이 느끼는 감정 그대로를 자연스럽게 동작으로 표현하는 방식을 보여 주었다.
이사도라 던컨의 춤은 당시의 예술가들에게 아름다운 환상이고, 대담한 모험이었다. 그녀는 모든 예술 분야에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이 항상 새로운 가치관에 의한 새로운 해석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었다. 그녀는 그 시대의 여성들에게도 예술계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흐름을 상징하는 인물로 떠올랐다. 하지만 정점에서 그녀가 만끽하기에는 세상은 보수적이었다. 절망이 끊임없이 찾아왔다.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들을 가져 싱글맘으로 키웠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자동차 사고로 잃었다. 나중 결혼한 러시아의 세르게이 예세닌도 서른살의 나이에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세간에서 기억하는 그녀의 죽음도 극적이다.
1927년 9월 13일, 이사도라는 남부 프랑스의 니스까지 찾아온 로엔그린 파리스 싱어를 만난다. 파리스는 오랜 친구로서 경제적인 곤경에 빠진 그녀에게 도움을 줄 심산이었다. 다음 날 저녁, 이사도라는 친구인 Mary Desti와 함께 그녀 춤을 영화로 기록하기 위해 온 Ivan Nickolenko를 만나 촬영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저녁 아홉시경 젊은 이탈리아 친구 Benôit Falchetto가 프랑스제 신형 스포츠카 Amilcar를 몰고 나타났다. 9시 30분, 이사도라가 메리와 이반에게 작별을 고하며 일어섰다. 2미터가 넘는 붉은색의 긴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서. 그 스카프는 메리가 선물했는데, 러시아 출신의 공예가인 Roman Chatov의 수제품이어서 좋아했다. 이사도라가 메리를 돌아보며 외쳤다.
"안녕, 친구들. 영광을 위해 나는 간다! (Adieu, mes amis. Je vais à la gloire!)"
차가 출발하려고 할 때 메리는 이사도라의 긴 스카프 끝자락이 뒷바퀴 살에 낀 것을 보았다. 다급하게 소리를 지르는 순간 아밀카르가 힘차게 쫓아나갔다. 붉은 스카프가 바퀴에 감기면서 이사도라는 목이 부러져 현장에서 즉사했다.

이지 리스닝계의 일인자로 두각을 낸 Paul Mauriat는 프랑스의 작곡가 겸 편곡자,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이며, 쳄발로(harpsichord) 연주자로 유명하다. 아홉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아마추어 재즈 밴드를 결성하거나 스튜디오 디렉터, 오케스트라 지휘 등의 활동을 하다가 1965년에 'Paul Mauriat Grand Orchestra'를 결성했다. 이어 앙드레 포프(André Popp)의 곡을 편곡해 출시한 'Love Is Blue', 'L'Amour Est Bleu'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외에도 'El Bimbo', 'Toccata', 'Penelope', 'Nocturne' 등의 히트곡을 남겼다.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홍콩, 라틴 아메리카 등에서 큰 인기를 끌었으며, 도합 1,200회 이상의 공연을 했다. 1975년에는 첫 방한 연주도 했다. '아리랑'과 '돌아와요 부산항에(Please return to Pusan port)'를 연주곡으로 편곡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맨발의 Isdora'로, 또한 음악 프로그램 시그널로 더욱 익숙한 곡이다.



Paul Mauriat, Isdo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