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平則鳴

소 풍

*garden 2018. 9. 24. 10:53










꽃을 찍으러 간다.
"아, 가고 싶은데....."
"이번뿐이겠습니까? 다음에 가십시다."
"멀리 남도까지 날아가 볼 수 있는 꽃무릇이라니, 저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갈게요."
"환영합니다!"
"저도 억지로 시간을 내 참석합니다."
"어서 오세요!"
"늦었지만 자리 있으면 저도 갑니다."
"O.K. 성원 되었으므로 이만 마감합니다."

"남자 셋에 어여쁜 여성 한 분이 동행했으니, 환상적이야!"
"요즘 그런 언사가 미투운동에 걸리는 것 알지?"
우스개 소리를 주고받으며 출발한다. 일행 중 한 사람이 이른 아침 내린 커피라며 보온병을 열었다. 차 안에 들이차는 커피 냄새. 막다른 길에서 느끼던 막연함과도 같다. 원산지라는 에티오피아의 서늘한 고원 날씨가 김으로 서린다. 사는 게 이런 맛인가. 뜨거운 커피를 한모금 들이키는 찰라, 여성 회원이 비명을 질렀다.
"Oh, My God!"
"왜? 커피가 튀었나요?"
"어머, 그건 아니고......"
"그럼!"
"이를 어째. 아침에 이것저것 챙기다보니 카메라를 탁자에 올려두고는 그냥 왔네요."
"저런!"
"차를 돌려야겠구만."
"저 앞이 톨게이트인데....."
"그래도 카메라 없이 가봐야 뭐해!"
별 수 없이 회차 한다. 여성회원 C의 집쪽으로 부리나케 달려갔다. 일찍 출발한 게 허사이지만 어떡하나. 차 문을 열자마자 허둥지둥 쫓아나가는 뒷모습을 보며 다들 혀를 찬다.
"늑대 같은 남자들을 다 챙기려니 오죽허겄으?"
"요기까지만 하고 일절 말하지 않기!"

차를 돌렸다. 헐레벌떡 쫓아온 C가 탔다. 다시 흥이 돌았다. 이런저런 얘기가 나와 너도나도 말을 보탠다. 그렇게 내려가 푸짐한 남도밥상도 함께하고, 정취도 느끼며 목적지에 닿았다. 봄날 먼저 핀 잎이 지고나면 솟은 대에서 꽃이 핀다는 상사화 꽃무릇. 그 붉은 물결이 섬뜩하다. 등성이마다 상사화가 물결치는 반면 아래쪽 개울가에는 이제 막 꽃몽오리를 단 고마리 군락이 볼 만했다. 헌데 장관을 눈앞에 두고도 사진 찍을 생각을 하지 않는 C. 아침부터 여러 사람을 지체케 한 미안함 때문인가?
"왜 사진을 찍지 않습니까?"
"에효, 충전한다고 분리해 둔 배터리를 빼놓고 왔네요."









Alex Grant, Silhouet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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