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마당

그래도 살아가기

*garden 2019. 12. 19. 02:30






갯둑 아래 듬성듬성한 소국
우리 식구가 아침 개다리소반에서 해치우고
담벼락 아래 내놓은 생선 가시 같다
벼린 햇살이 제아무리 쓰다듬은들 축복일 수 없어
부대끼는 바람에도 생기라곤 쯧쯧!
그러고보니 이 꽃이 마지막이야
이제 세상 어디서 꽃을 찾을 수 있을까
아픈 가슴을 만졌을 때 섬뜩한 까마귀 소리를 들었다
마른 비탈을 밟고 내려서자 물큰한 물비린내
흐르는 건가, 마는가
가늠할 수 없어 고개를 흔들었다
두어 걸음 떼다 갸웃한다
저건 왜 거두지 않았지?
허리 굽은 할머니가 매일매일 와서는 뒤지고 좇았을
늙은 호박이 지천이다
아침 나절 서리 맞고 오붓한 갈볕 쪼이기 까마득하겠지
검버섯 인 얼굴일랑 감추지 못한 깜냥
아무려면 줄기차게 엮인 내 덩굴 있음에
예서 말라 비틀어져도
속 가득한 씨라도 꺼내야지

꽃 향기 뿌리던 시절 지났겠지만
벅차게 쫓아가는 세월 헤다 보면
하마나 살아있는 낸들 느낄 수 있을래나














Stella Incognita,
Medi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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