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하나 찾아서 깔아줘."
"신상을 하나 봐왔는데 해외직구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니?"
"아이디 비번을 또 바꾸라네. 이번엔 뭐로 해야 할까?"
"이건 왜 이래, 저건 또 뭐지?"
결국 뾰족한 아이 음성이 뒤따른다.
"제발 엄마, 꼭 필요한 것만 물어봐줘."
살 날이 아득하다. 살아온 날의 내공만으로 알 만해야 할텐데, 낯선 것뿐이니. 그래서 사는 일이 점점 어렵다. 그런데 아이들은 종이 다른 걸까. 배우지 않아도 몸에 밴 것처럼 척척 알아서 나아가다니. 어른들이 길을 제시한다는 말도 옛말이다. 일일이 아이들한테 물어서 해결해야 하니.
비발디 바이올린 협주곡 '사계' 중 '봄'을 거듭 들으며 은밀히 새기던 봄은 이미 없다. 햇빛사냥을 하며 저희끼리 와글거리는 아이들을 보면 세상이 바뀐 게 확실하다.
가인&민서, 님이 오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