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초록 숲을 건너 검푸른 바다가 나올 때까지, 가자
잠결에 울리는 전화. 무심코 손을 뻗어 화면에 눈을 두다가는 끊었다. 저장되지 않은 번호잖아.
운전중에 전화기가 울리기에 화면을 조작했다. '문자메시지를 보내주세요'라고.
두어 달 뒤 우연히 스마트폰을 검색하다가 깜짝 놀랐다. 몇 번이나 받지 않고 '메시지를 보내달라'는 답신으로 남은 전화번호라니. 누구지? 계면쩍지만 가로늦게 문자를 보냈다.
'대체 누구십니까?'
잊을 만할 때쯤 '누구 아니시냐?'고. 명기된 메시지를 보았다. 그 뒤에 스스로를 밝히는 메시지가 없어 아쉽다. 궁금증이 증폭되지만 하루에도 수십 번은 걸려오는 스팸전화에다가 바쁜 일과로 지나쳤다. 그리고 뜨거운 오후 나절, 진동하는 스마트폰을 열었다. 명멸하는 햇살로 눈을 바로 뜨기 어려운 창 밖. 건물에 가려 상대적으로 짙은 그늘에 옹기종기 선 사람들 모습이 명확하지 않다.
"저에요!"
'저에요'라니. 어제 만난듯 익숙한 목소리라니. 내 시간은 순식간에 수십 년을 거슬러 올라가 기억들을 재생하기 시작했다. 해맑은 얼굴과 미소가 떠오른다. 아아, 그랬구나, 그랬어!
"어떻게 지내세요?"
"버티는 중이지요."
"그건 저도 그런데....."
해가 뜨면 질거야. 비가 오면 그치겠지. 오늘이 가면 내일이 오겠지. 사방이 밀폐된 공간 속에 갇힌 폐어처럼 가쁜 숨을 들이쉬었다. 상관없어. 굉음을 울리며 밤거리 텅빈 아스팔트를 무법자 같은 오토바이가 지난 것처럼, 귓가 소음이 사그라들게끔 가만히 있으면 돼. 나를 지탱할 공기가 조금만 있으면 되지. 지금처럼만 견디는 것도 잘하는 거야. 아웅다웅할 필요 없고 앞으로 걸어갈 필요도 없어. 나무처럼 바위처럼 가만히 머물러 있어야지. 이 순간만 넘기면 괜찮을거야. 초록 기운 속에서 풀이 자라고, 나무가 나이테를 새기는 동안 대양을 돌아온 흰수염고래가 노래를 부르고 초생달이 꽉 차오를 즈음이면 다 괜찮아질거야. 그래서 상처 받은 자리 고름도 빼고 내 마음이 다져져 별일 아니듯 지난 일을 떠올릴 수 있다면.... 그렇게, 웃을 수도 있겠지. 묵언수행하듯 견뎌 이 캄캄한 터널을 벗어날 수 있다면 손 내밀 수 있을거야. 공감을 표한다는 것만으로도 울음 삭힌 오랜 시간 속에 갇혀 있었던 암담함을 조금이라도 희석시킬 수 있다면.
ha potiso mena dakri mu armiro
Ton kero pikra kalokeria
Emaza konda su na perno
Nekra peristeria guemise y avgui ton urano
Tha guiriso lipi meni panagia
Eje gia min kles to marazi
Mathe filakto na min kremas
Na les den pirasi
Tha erthi aspri mera ke giamas
Tha guiriso lipi meni panagia
Eje gia min kles to marazi
Mathe filakto na min kremas
Na les den pirasi
Tha erthi aspri mera ke giamas
Na les den pirasi
Tha erthi aspri mera ke giamas
소중한 눈물로 시간을 씻어 버리겠어요
힘든 여름 한철, 당신 곁에서 보내야 했던 시간을
새벽 여명이 죽은 비둘기로 하늘을 채우네요
나는 슬픈 성모에게 돌아가요
안녕, 울지 말아요
고통이 펜던트마냥 목에 걸려있지 않도록 알아차려야지요
신경쓰지 말라고 하세요
아주 나중 우리에게 더 좋은 날이 밝아올 거예요
좋은 날이 밝아올 거예요
메조 소프라노인 Agnes Baltsa는 그리스 레프카스에서 1944년 태어나, 일찌감치 성악을 배웠다. 1972년부터 베를린 도이치 오페라를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빈, 런던, 밀라노 등의 가극장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Baltsa의 레퍼터리 중에서 특히 평판이 좋은 것은 케르비노와 옥타비앙, 도라벨라와 카르멘이다. 발랄함에다가 강렬한 연기를 더해 개성 있으며 풍부한 표정으로 부르는 노래는 전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