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마당

그대 꿈자리

*garden 2022. 11. 7. 14:08






무진장 가을 속 한량없다가도
친구들과 함께 왔다며 인사하는 아이 때문에
부산스러웠는데
깨어나서야 기어코 울음을 터뜨렸다
아아, 나비 떼에 둘러싸여 떠나는 뒷모습이
그대, 마지막이었구나!

앞뒤 절벽에 끼인 듯 숨조차 못 쉰,
짓이겨진 살에 박힌 강철 같은 뼈다귀여!
밤 새 울어댄 귀뚜라미 소리인들 애닯지 않았을까
소슬바람에 흩날린 낙엽보다 못한 존재
세상 모든 이를 사랑하겠다며 밝게 웃었어도
사랑 한줌 담을 수 없는 그대들

어둠 속에서 꿈을 꺾었으니
그 길 어이 밟을 수 있으랴
비탈져 흘러내린 이태원 길,
다부룩한 잔디로 덮어 두어라
다가올 새 봄,
짓밟힌 꿈 한조각이라도 싹틀 수 있게

                      - 이태원 참사를 애도합니다!















Giovanni Marradi, Shado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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