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平則鳴

꿈길

*garden 2013. 11. 19. 10:23












나뒹굴어 켜켜로 쌓인 낙엽들. 밟으면 지난 시간의 한숨이 배어난다. 아무려면 어때. 생기야 지워졌어도 푸근하게 받아들여야지. 건둥거리는 발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했다. 밤새 낙타 등 같은 길을 오르내렸다. 마침 등성이 위에서 제 몸을 불사르는 단풍나무와 맞닥뜨렸다. 허공에 매달린 채 뒤틀리는 고사리손 너머 아침 해가 불끈 솟았다. 길을 재촉하느라 놓친 풍경을 보기 위하여 조심스레 뒷걸음질한다. 기우뚱한 몸을 바로잡으려다가 깼다.
한밤내 곤한 잠을 자도 굽이굽이 산길을 돌아온듯 온몸이 땀으로 젖어 있다. 창으로 새어든 햇살 한점이 이마에 얹혔다. 진작 가신 집안 어른들의 웃음소리도 얼핏 들은 것 같은데. 현실의 나와 꿈 속 나를 분간할 수 없다.
자주 보는 후배가 자동차 트렁크를 열고 묵직한 보따리 하나를 옮겨놓았다. 휴일 학교 마당에서 딴 은행 열매라면서. 무와 배추 등을 걷어낸 빈 밭 한켠에 이를 파묻었다. 저만큼 물러나고 있는 가을을 물끄러미 떠올렸다.








Praha, In My Dreamy Infan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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