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平則鳴

옥수수 차

*garden 2014. 6. 10. 09:40




따뜻한 차로 맡는 그리움이란
빗소리가 그치지 않아 차라리 창을 연다
담박 들어와 와글거리는 우기의 합창
프레스 공장 한가운데 들어선 듯 소용돌이치는 기계음 사이에서
까닭없이 일어나 앉기를 되풀이했다
하루를 사는 게 일년을 살아내는 것 같아
바람 넘나드는 뒤란 대가 쑥덕여서는 이내 참지 못한다
유록 돛배에서 돛배로 전달된 이야기가 전설이 되는 곳
젖어 환청처럼 커지는 소리
군홧발로 열 맞춘 행진인가 했더니
동구 밖으로 내달리는 강둑 아래서 팔 벌리고 버틴 옥수수 병정들
옆구리나 어깨 가릴 것 없이 몸 곳곳 뱉어내는 기억 뭉치
척척한 바짓단을 치켜들었다
포말로 일어난 비가
녹아 그르륵댄다
안타깝지도, 망설이지도 않았던 것 들이 둥글게 일어나 면돗날처럼
옥수수 차에 떠다니는 바람에 위험스럽다












Stefan Pintev, Flying To The Rainbow






'不平則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함께하는 일  (0) 2014.06.23
꽃을 보다   (0) 2014.06.16
빗장  (0) 2014.06.03
오월 초록 안부   (0) 2014.05.21
버려진 것들   (0) 2014.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