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平則鳴

봄날 애상

*garden 2016. 4. 26. 21:16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기온이 한낮이면 들끓었다.
"봄이 없어진 게 맞아."
"이번 여름은 아주 더울거야."
이마 땀을 훔쳤다.
"덥지 않으세요?"
정장 차림으로 견디는 게 안쓰러운지 옆에서 보던 이가 간섭한다. 저번 휴일에는 두꺼운 겨울 점퍼를 걸치고 산을 오르기도 했다. 대답 대신 싱끗 웃었다. 이미 꽃이 졌다 해도 여름 옷을 입기에는 글쎄, 이르지 않을까. 섣불리 갈아입으면 그 동안의 옷이야 세탁해 갈무리해야만 한다. 더러 비도 오락가락하니 낭패 볼 수도 있다. 하루걸이로 갈팡질팡하는 사람들이 마뜩치 않다. 한낮 점심을 먹고 오는데 꽃가루 분분한 햇빛 속, 앞서가는 여자를 보았다. 꼬챙이처럼 마른 다리를 허벅지까지 내놓았는데 그야말로 아슬아슬해 눈을 질끈 감았다. 나야말로 이 봄을 놓고 싶지 않은데, 왜들 봄을 지우려고 안달하는지.












Afshin Toufighian, Prayer of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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