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없고 행동거지가 가뿐한 동준이. 성정이 여자애 같다. 얘기를 할 때도 늘 상대를 바로 쳐다보지 못했다. 하지만 나름의 결단은 빠르다. 다니던 대기업에 과감히 사표를 내고 나와 일찌감치 자기 나름의 사업을 펼치고 있었으니. 식구를 데리고 우리 집에 자주 왔는데, 첫째와 둘째 아이 나이 차가 컸다. 예비군 훈련장에서 정관수술을 받았다고 했지. 이게 허술했는지 칠팔 년 지난 다음 둘째가 생겨 버렸다.
"야, 검사해 봐야 하는 것 아냐, 어떻게 아니 땐 굴뚝에 애가 생겨?"
킬킬거리며 놀렸는데, 사람 좋은 동준이는 그저 웃음에 동참할 뿐 반박할 줄 모른다. 동준이 눈이 선한 편이었다면 그 부인 눈은 동그랗고 커 이국적이었다. 아이는 자랄수록 외모가 제 부모 장점만 쏙 빼닮았는지 예뻤다. 그러다보니 불러 책 표지 모델로 쓰기도 했다. 어느 때 집에 온 아이가 틀어둔 오디오 볼륨을 올리는 통에 스피커가 그냥 나가 버렸다. 자지러진 아이를 달래는 둥 마는 둥 나야말로 기계에 매달렸다. 정신이 없어 대강 수습을 했는데, 나중에 보니 턴테이블에 걸어둔 Kool & The Gang의 앨범은 한이틀은 돌아갔는지 슈어 바늘이 닳고 닳아 있었다.
십수년은 지났을거야. 백담사에서 수렴동 계곡을 오르는 북새통에 누군가 내 이름을 되뇌인다. 두리번거리는데 전날 봉정암에 올랐던 불자들에 섞여 동준이 부부가 지나다말고 저만큼에서 나를 부르고 있다.
Cherish / Kool & The Gang
Let's take a walk together
near the ocean shore
Hand in hand you and I
당신과 나, 우리 둘이
손 잡고 해변을 거닐어봐요
Let's cherish every moment
we have been given
The time is passing by
우리에게 주어진
순간을 소중히 간직해요
시간은 흘러가 버리거든요
I often pray before I lay down
by your side
당신 곁에 눕기 전에
기도해요
If you receive your calling
before I awake Could I make it
through the night
내가 깨기 전에
당신이 마음속 외침을 듣는다면
어떻게 밤을 보낼 수 있을런지
Cherish the love we have
We should cherish
the life we live oh
우리에게 주어진 사랑을 소중히 간직해요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을
소중히 간직해야만 해요
Cherish the love Cherish the life
(Cherish the life)
Cherish the love
사랑도, 인생도 소중히 간직해요
(삶을 소중히)
사랑을 소중히 간직해요
The world is always changing
Nothing stays the same
But love will stand the test of time
세상은 언제나 변하기 마련이기에
어느 것도 예전 같지 않을 거에요
하지만 사랑은 세월의 시련을 이길거에요
The next life that we live in
Remains to be seen
Will you be by my side
우리가 이어갈 다음 생에서도
그럴런지 두고 봐야 하니
내 곁에 있어줘요
I often pray before I lay down
by your side
당신 곁에 눕기 전에
기도를 해요
and if you receive your calling
before I awake Could I make it
through the night
내가 깨기 전에
당신이 마음속 외침을 듣는다면
어떻게 밤을 보낼 수 있을런지
Cherish the love we have
We should cherish
the life we live (baby)
우리에게 주어진 사랑을 소중히 간직해요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을(그대여)
소중히 간직해야만 해요
Cherish the love Cherish the life
(yes I do)
Cherish the love
사랑도, 인생도 소중히 간직해요
(그렇게 하겠어요)
사랑을 소중히 간직해요
'60년대 중반 재즈 앙상블로 출발해 '70년대를 대표하는 Funk Band로 성장한 'Kool &The Gang'은 '80년대 중반까지 최고의 R&B 보컬 밴드로 사랑 받았다. 때마침 부각되던 Soul 열풍으로 이들은 재즈에 바탕한 펑키 R&B 사운드를 수용해 음악 성격을 확실히 정착시켰으며, 1980년 이후 최고 히트곡인 'Celebration!', 'Get Down on It' 등을 발표했다.
1984~85년에는 새로운 면모의 발라드 'Cherish'를 히트시켰고, 특유의 경쾌하고 깔끔한 사운드가 돋보인 'Misled', 'Fresh’ 등의 히트가 뒤를 이었다. 1986년 앨범 이후 리드보컬 제임스 JT 테일러가 솔로 활동을 이유로 팀을 떠나면서 휘청거리기 시작한 이들은, 이후 두 장의 앨범을 더 발표했으나 각광받지 못했고, 제임스의 솔로 활동 역시 그리 활발하지 못했다. 1995년이 되어서야 오리지널 멤버들이 다시 뭉쳐 새로운 앨범을 발표하였다. 사진에서는 몇 명 되지 않지만 멤버는 이보다 훨씬 많다.
'思索一音' 카테고리의 다른 글
Three Dog Night, An Old Fashioned Love Song (0) | 2017.03.16 |
---|---|
Sonny & Cher, A Cowboy's Work Is Never done (0) | 2017.03.15 |
Neil Young, Heart of Gold (0) | 2017.02.25 |
Oreo Blue, Knock'in On Heavens Door (0) | 2017.02.17 |
Mozart, Piano Concerto No.21 in C major, K.467 (0) | 2017.0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