思索一音

Emiliana Torrini, The Sound of Silence

*garden 2017. 4. 26. 14:40












정체성을 확인할 겨를 없이 쫓아가는 삶. '침묵의 소리'라니, 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모호한 가사와 유려한 멜로디로 인기를 얻은 'The Sound of Silence'는 1967년 마이크 니컬스 감독의 파격적인 줄거리의 영화 '졸업'(Graduate)의 OST로 주목 받았다.

양복을 갈아입었다. 세탁소에 맡길 때를 제외하고 겨우내 걸치고 다니던 모직 양복. 왜 그리 줄기차게 입었나 했더니 몸에 잘 맞다. 봄날이 왔다. 몇번 갈아 입으려고 했는데, 아이가 말린다.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하기 짝이 없는데 당분간 입고 다니세요."
"그럴까?"
쓸데없이 고집 부리지 말아야지. 한낮이면 덥다. 드디어 춘추복을 꺼내 입었다. 헌데 안주머니에서 지폐를 발견했다. 아마 세탁하고 보관하기 전 두어 번 입었을 때 넣어 두었을거야. 난데없는 횡재다. 갈아입은 옷으로 가뿐하게 집을 나섰는데 이상하다. 몇년 동안 잘 입은 양복이 왜 이렇게 어색할까. 맞지 않은 옷처럼 삐걱거린다. 해진 데도 없는데 어떡할까. 입을 수 없으면 버려야지.
대중에게 잘 알려진 곡을 다른 가수가 부르기는 어렵다. 사람들 귀에 익은 노래는 웬만큼 잘 부르지 않으면 곤란하다. Simon & Garfunkel의 노래를 이탈리아와 아이슬랜드 혼혈가수인 1978년생 에밀리아나 토리니(Emiliana Torrini)가 어린 아이처럼 연약하고 불안정한 느낌의 목소리에 풍부한 감수성으로 무장하여 심금이 울리도록 노래 부른다.








The Sound Of Silence


Hello darkness, my old friend 내 오랜 친구인 어둠이여
I've come to talk with you again 너와 이야기를 나누려고 다시 왔어
Because a vision softly creeping 왜냐하면 내가 잠들어 있는 동안에
Left its seeds 어떤 환상이
While I was sleeping 자기 씨를 심어 놓았기 때문이지
And the vision 뇌리에 박힌
That was planted in my brain 그 환상은
Still remains 여전히
Within the sound of silence 침묵의 소리로 남아 있다네
In restless dreams I walked alone 불안한 꿈 속에서 자갈 깔린
Narrow streets of cobble stone 좁은 길을 혼자 걸었지
Neath the halo of a street lamp 가로등 불 밑에 다다랐을 때
I turned my collar 차갑고 음습한 기운 때문에
To the cold and damp 옷깃을 세웠지
When my eyes were stabbed 그때 반짝이는 네온 불빛이
By the flash of a neon light 내 눈에 들어왔고
That split the night 그 네온 불빛은 밤의 어둠을 가르며
And touched the sound of silence 침묵의 소리를 감싸안았지
And in the naked light I saw 적나라한 불빛 가운데서 만명 정도
Ten thousand people 아니 어쩌면 더 많은 사람을
Maybe more 나는 볼 수 있었어
People talking without speaking 그 사람들은 마음에도 없는 이야기를 하고
People hearing without listening 듣는 척하지만 실제로는 듣지 않고
People writing songs 심금을 울리지도 못하는
That voices never share 노래를 부르고 있었지
No one dared 어느 누구도 감히
Disturb the sound of silence 침묵의 소리를 깨뜨릴 엄두를 내지 못했어
'Fools' said I 그래서 나는 '바보들,
You do not know 암과도 같은 침묵이 자라고 있음을
Silence like a cancer grows 당신들은 알지 못하나요?
Hear my words that I might teach you 당신들을 깨우치는 내 말을 들으세요
Take my arms 당신들에게 내미는 내 손을 잡으세요'
That I might reach you 하고 말했지
But my words 하지만 그러한 내 말은
Like silent raindrops fell 소리 없는 빗방울처럼 떨어져
And echoed 침묵의 샘 가운데서
In the wells of silence 공허한 메아리 같을 뿐이었어
And the people bowed and prayed 사람들은 자기들이 만든
To the neon god they made 네온 신에게 허리 굽혀 기도했어
And the sign flashed out its warning 그러자 네온이 만들어내는 단어 중에
In the words that it was forming 경고의 문구가 번쩍였지
And the signs said 네온은 이렇게 말했어
The words of the prophets are written '예언자의 말은 지하철의 벽이나
On the subway walls and tenement halls 싸구려 아파트 현관에 적혀 있다' 라고.
Whispered 침묵의 소리 가운데에서
In the sound of silence 그렇게 속삭이더군.










Emiliana Torrini, The Sound of Sil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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