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로 잠을 깬다. 물 내리는 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어디서일까. 햇살이 창틀에 얹힐 때쯤에서야 비로소 조용하다. 목덜미가 끈적끈적하다. 꼼지락댈 때마다 일어나는 소소한 먼지. 발을 들다가 말았다. 일어날까 말까. 느릿느릿 올라오는 바게트 빵 냄새를 맡았다. 나를 보면 우스울까. 입을 가리고 웃음을 참는 아랫층 빵집 아주머니를 떠올렸다. 의외로 아이가 많다. 어느 날엔 뛰어다니는 딸이 보이더니 유모차에 끌고 다니는 아이가 보이기도 하고 갓난아이를 안고 있기도 한다. 꽃이 진다. 환하게 터뜨려지던 백일홍이 간밤 바람에 흩날렸다. 눈물이 한소끔 나도록 하품을 하고나자 진한 커피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