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글따글한 햇살이 찰랑거린다네. 가을 소풍을 가잖다. 이대로는 견딜 수 없어. 어디론가 튈 궁리중이어서 대꾸를 미뤘다. 답이 없으니 궁금한가 보다. 일단 못참고 전화한다.
"앙꼬 빠진 찐빵처럼 만들거요?"
예정한 날짜가 멀다. 장담할 수 있어야지. 심드렁하게 내뱉는 대꾸에 긴가민가해도 묵살하며 다짐을 받는 상대. 바로 앞에 아이 혼사를 치룬다. 친구들에게 마땅한 뒤풀이를 답례로 생각한 행사이지 않을까. 어설픈 약속에 밭다리 걸린 씨름선수처럼 기우뚱하다가 명절을 맞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걸리는 게 제법이다. 이곳저곳 선물을 마련하는 참에 묵직한 맛의 와인을 덧붙여 고른다. 손꼽지 않아도 소풍날이 닥쳤다. 다행일까. 날이 이리 맑다니. 또 다른 이유 하나, 내빼지 못하고 갈 수 있다니. 그제어제 비가 올 듯하다가 기온도 내렸다. 혹시나 싶어 긴팔에 여벌 옷도 챙겼다. 이빠진 듯해도 그야말로 풍성한 자리. 개인 사정쯤 유예시켜야지. 차로 이동한 다음 쫓아간 바닷가. 비린내가 감돈다. 간조 시간인지 찐득한 알몸을 드러낸 갯벌. 눈을 바로 뜰 수 없다. 정말 햇살이 따갑다. 지난 한여름 날을 복기하는 것처럼. 교동도까지 가는 연륙교가 만들어져 어느 순간 썰렁해진 선착장. 새우 더미를 분리하는 손 바쁜 가게가 서너 군데. 지나다가 점찍은 농어 한 마리를 흥정했다. 전화를 하면서도 흥정을 하면서도 웃음 머금은 표정 한 가지뿐인 여자가 몽둥이를 거머쥔다. 그도 잠깐, 눈도 깜박이지 않고 허벅지보다 굵은 농어를 몽둥이로 후려친 다음 썰고 분리해 먹기 좋게 담아준다.
여장을 풀고 내다보는 창후리 들판이 황금색 천지이다. 어느새 농익었을까. 아직 익숙치 않은 계절, 조만간 아쉽게 여겨야 할 가을. 구름이 순식간에 하늘을 뒤덮었다가 금새 없어지기도 했다. 잠잠하다가도 건들거리며 등을 떼미는 바람을 느낀다. 드물게 만나도 평생을 봐온 듯한 사람들과 그늘 늘어뜨린 농로 길바닥에 아무렇게나 퍼더버리고 앉아도 어색하지 않다. 이런저런 한담으로 대꾸하며 새삼 얼굴들을 더듬어 보았다.
'그렇게 한세월을 보냈구나!'
애잔하거나 듬직하고 안타깝거나 서럽고 눈물겨운 모습.....
간밤 술이 모자랐을까. 창후리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정신이 깼다. 나를 들여다 보는 이 눈은 언제부터일까. 새 날이 밝아도 귓가에 떠도는 목소리와 지워지지 않는 자태들.
동영상 조회수가 자그만치 100,057,953회이다. 그만큼 많이 사랑 받는 곡이다. 앞에서 몇 번 소개했지만 다시 한번 다룬다. 좋은 시대이다. 'Alchemy Live'를 가만히 앉아서도 듣고 열광할 수 있다니. 기존 'Sultans Of Swing'에서 접할 수 없는 기타 핑거 주법을 선보인다. Mark Knopfler의 기인~ 애드립도 있다. '스윙의 제왕'다운 무대 위에서의 품격도 돋보인다. 저렇게 열광하는 사람들 분위기를 보니 '찢어지게 가난하다'라는 그룹 이름이 무색하다.
The most eagerly anticipated release from Dire Straits ; their seminal live concert recording 'Alchemy Live' restored to pristine high definition visual clarity, remixed in PCM Uncompressed Stereo and Digital 5.1 Surround Sound. available on Limited Deluxe Edition DVD and Hi Def Blu-ray for the very firs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