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berta Flack, The First Time Ever I Saw Your Face

 

 

새벽까지 깨어 있다가 까무룩한 밤. 오랜만에 꿈을 꾼다. 알록달록한 기억 속에서 쫓아다니던 골목. 익숙한 얼굴들과 웃고 딩굴었다. 그러다가 얼핏 잠에서 깬다. 눈내리는 소리를 들었다. 정말일까. 눈 비비며 블라인드를 올렸다. 창을 열었을 때 오홋, 눈 아래 펼쳐지는 하얀 세상. 소리 없는 눈이 소복히 쌓인다. 건너편 사십층 고층건물 위 점멸등이 아련히 반짝이는 정경. 꿈인지 생시인지 알 수 없는 머나먼 길을 돌아나온 듯하다. 그러다가 갸웃거렸다. 조금 전까지 헤매던 골목을 아무리 되돌아 들어가도 찾을 수 없는 꿈이 아쉬워 입맛을 다셨다. 나를 따뜻하게 잡아주던 그 손이 누구였을까. 얼굴은 희미한 채 웃음소리만 남았다. 그건 그렇고, 잊혀졌다가는 어느 때 선명하게 살아나는 이 꿈은 대체 어디에 저장되어 있다가 살아나는 소스일까. 신새벽 눈 속, 어디선가 들리는 부스럭대는 기척과 밭은 기침소리도 낯설지 않은 건 왜 그런가.

The First Time Ever I Saw Your Face / Roberta Flack

The First Time ever I saw your face I Thought the sun rose in your eyes And the moon and stars were the gift you gave To the dark and empty skies, my love To the dark and empty skies And the first time ever I kissed your mouth I felt the earth move in my hand Like a trembling heart of a captive bird That was there at my command, my love That was there at my command, my love And the first time ever I lay with you felt your heart so close to mine And I knew our joy would fill the earth And last till the end of time, my love And it would last till the end of time, my love The first time ever I saw your face Your face, your face, your face

내가 당신을 처음 본 순간 당신 눈에서 태양이 떠오르는 걸 느꼈어요 그리고 달과 별은 당신이 준 선물로 생각했어요 어둡고 텅빈 하늘에, 내 사랑  어둡고 텅빈 하늘에 내가 당신 입술에 처음 키스한 순간 내 손 안에 온 지구가 움직이는 걸 느꼈어요 손에 잡힌 새의 떨리는 심장처럼 지구가 내 마음대로 움직였어요, 내 사랑 온 세상이 내 마음대로 움직였어요, 내 사랑 내가 당신과 처음 누워 있을 때 당신 가슴이 내 가까이 있음을 느끼고 그리고 난 우리의 기쁨이 세상을 가득 채우고 언제까지나 계속되리라는 걸, 내 사랑 사랑이 언제까지나 계속되리라는 걸, 내 사랑 내가 당신을 처음 본 순간 당신의 얼굴을, 당신의 얼굴을, 당신의 얼굴을

1971년작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Play Misty For Me)'는 서부영화와 대도시 뒷골목 청부사로 주가를 올린 Clint Eastwood의 감독 데뷔작이다. 라디오 인기 DJ에 대한 여성 스토커의 집착을 그린 스릴러물이다. 편집광적 사랑을 보이는 여자의 집요함이 오싹함을 주는 영화로, 스토커를 연기한 Jessica Walter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라스트 신에 나오는 'First Time Ever I Saw Your Face'는 애초 관심을 얻지 못하다 영화에 삽입되면서 호응을 얻어 Roberta Flack 최고 히트곡이 되었다. Roberta Flack은 이 곡 외에도 1973년 'Killing Me Softly With His Song'을 불렀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Killing Me Softly With His Song'은 'American Pie', 'Vincent'로 유명한 포크 가수 Don McLean이 노래하는 모습에 감동한 작곡가 Charles Fox와 Norman Gimbel이 만든 노래인데, Roberta Flack은 노래를 처음 듣는 순간 자기 노래로 확신했다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