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平則鳴

이정표

*garden 2022. 6. 3. 23:35































티티새가 날아가 버린 하늘
울음 사그라진 자리
선연한 피 한 방울에서
꽃 핀다
떠난 존재에 대한 연민과
남겨진 무료한 시간에 대한 서술
뼛가루처럼 부유하는 미세 영혼들로
숲길이 혼곤하다
오늘은 남한산성이다
한나절을 헤매다 오솔길을 타고 내린 주막 거리
이방인처럼 떠돌았다
몸을 비틀어 고치 속처럼 얽힌 노랫소리를 더듬는다
오후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등꽃
꽃등 밝힌 저 곳에 가
에스프레소라도 한잔 청하면 괜찮아질까

'갈등(葛藤)'은 개인이나 집단 사이 처지나 이해관계가 달라 서로 적대시하거나 충돌을 일으키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한자를 살펴보면 '칡 葛'과 '등나무 藤'이다. 칡과 등나무 모두 대를 휘감고 올라가는 성질이 있는데, 여기서 칡은 오른쪽, 등나무는 왼쪽 방향으로 감아서 이 둘이 같은 나무를 타고 오르게 되면 얽히고 설켜 서로 꼬인다. 이를 빗대어 '갈등'이 '충돌하는 것'을 의미하는 단어가 되었으니, 제대로인 표현이다.








Chris Botti (ft. Lucia Micarelli) in Boston, Emmanu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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