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피우는 시간 생기를 불어넣지 않으면 집은 금새 폐가가 되었다. 틈은 벌어지고 지붕이 내려앉는다. 문 손잡이나 경칩이 녹 슬어 안팎 소통을 차단했다. 마른 덤불 수북한 곳을 망촛대가 거침없이 올라 가린다. 해가 짜글짜글해 견딜 수 없는 한낮, 카메라를 들고 헤매던 남녀가 때를 훌쩍 넘기고 식당에 들어섰다. .. 不平則鳴 2009.07.14
살이라는 굴레 마주치면 토라지고 새침하여 흘기거나 뽀로통하고 가녀리며 단정하고 일면 예쁘장하던 여자애들. 어느새 세월이라는 강을 몇 겹이나 넘어서는 부끄러운 게 없다. 가까이 와선 스스름없이 안아주고 쓰다듬으며 보채지만 은연중 느낄 수 있다. 어느새 투박해진 손마디를. 이마나 눈가 자글자글한 주름.. 不平則鳴 2009.07.06
봉정암 오르는 고개 먹는 일은 중요하다. 또한 즐거워야 한다. 떠들썩하게 먹고 마시며 웃는 중 한쪽에서는 티브이가 왕왕댄다. 오늘 서울은 수은주가 삽십이도를 훌쩍 넘었다고 한다. 더웠나 보네. 다들 얼핏설핏 듣다가 톤이 높고 빠른 기상캐스터의 말투에서야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다. 다른 나라 일처럼 무심할 수밖.. 不平則鳴 2009.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