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뜨린 국에 데어선 한낮 거리가 서부영화에 등장하는 멕시코의 어느 마을 같다. 난무하는 백색 태양과 끊어진 인적. 바람도 없이 늘어진 가로수 아래 좌판만 덩그렇다. 토속 목걸이나 장식 걸이 등을 늘어놓은 인디오도 졸음을 참을 수 없다는 듯 연신 하품을 해댄다. 오묘한 잉카의 소리라는 삼뽀냐Zampon~a라도 연주하면 .. 不平則鳴 2009.06.26
그 섬에서 섬인 채 머물고 싶은 적도 있었지 막막함에 싫증나면 또 다른 섬을 찾지 허나 섬으로 섬에 다가갈 수 없는 우리를 본다 자위의 주문이라도 우물우물 매일 아침 입 안에서 꺼내자 천만 년이고 억만 년이고 견뎌보자고 견뎌보자고 과연 그렇더냐, 적막 속에 앉아 있어 봐라 침잠해 가라앉는 중에 마음 한.. 不平則鳴 2009.06.24
잃어버린 우산 아파트 베란다에서 내려다보는 세상. 점점이 웅크린 나무 사이로 여름이 자취를 공고히 다진다. 구획된 아스팔트를 따라 장난감처럼 움직이는 자동차들. 오늘은 가로 올망졸망한 우산 행렬이 줄을 잇는다. 휘몰리며 아래쪽으로 빗금질하는 비. 허리를 구부려 키를 줄이던 바람이 요동친다. 들이치는 .. 不平則鳴 2009.06.16